인터넷으로 지나간 시사프로를 보다가 들었던 말입니다.
<절친도 유효기간이 있다.>
그냥 지나칠 말일수도 있는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끔 하네요.
과거를 돌이켜 생각해봅니다.
처음인진 모르겠지만 목동에서 체육관을 할때 만났던 친구가 있었지요.
그는 내가 정말 힘들어서 농담처럼 던진 한마디, <한달동안 밥좀 사주라> 라는 말을 그대로 실천하여 매일 체육관으로 와서 나에게 밥을 사주었던 친구였지요.
한달동안의 식사비용을 계산해서 돈으로 주는건 어렵지 않을겁니다.
절친이라면 말이지요.
그러나 아무리 절친이라도 매일 와서 밥을 사준다는건 쉬운일이 아닐겁니다.
그래서 이 친구에게 마음이 갔었고 절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체육관을 접으면서 동네를 떠나고부터는 얼굴보는 날이 점점 멀어져 가더군요.
그러다 내가 형편이 조금 좋아졌을때 그 친구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이 왔고 나는 서슴없이 빌려주었습니다.
그후로 내가 전화를 하면 친구는 돈을 갚으라는줄 알고 부담스러워 했고, 부담스러워 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하기가 좀 그래서 연락을 안했었지요.
그렇게 우리 사이는 멀어져갔습니다.
생각해보니 처음 사범생활을 할때 만났던 친구가 있었네요.
상주에서 아무것도 없이 올라와서 체육관 일을 도우며 있던 친군데 항상 배고파 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려서 구멍가게에 말을 해서 이친구가 뭘 먹으면 외상으로 주라고, 월급날 내가 갚아준다고 했었지요.
월급의 30% 이상이 외상값으로 나갔지만 아무말 안했습니다.
친구는 내가 하는일은 뭐든지 도와주려고 했고, 간혹 내가 틀렸어도 내말이 옳다면서 내편을 들어주기도 했었지요.
그때는 그친구가 절친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친구가 결혼을 하고 나서는 내가 힘들때 모른척 하더군요.
그리고는 안봤는데, 어느날인가 피투성이가 되서 체육관에 찾아왔어요.
무슨일이야고 했더니 교통사고가 나서 좀 다쳤는데, 내 생각밖에 안나더랍니다.
상태가 심각해서 병원으로 데려다 주고는 친구 와이프에게 연락을 했지요.
병원에서 친구가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퇴원을 하고 나니까 전과 똑같아졌습니다.
아마 나 혼자서 친구라고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서로의 마음을 줄 수 있는 친구가 1명이라도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는데..
만나서 누구 하나가 죽을때까지 절친으로 남는 경우가 정말 있을까요?
영구적인 절친이 있을까요?
불교에서는 전생에 500번을 봐야 현생에서 옷깃 한번 마주친다고 합니다.
이렇듯 인연이라는건 정말 소중한 것이겠지요.
현생에서 돈을 빌려주고 못받는건 전생에 내가 그사람에게 빚을 졌기 때문이고, 현생에서 내가 누구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면 그건 전생에서 그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했기 때문이랍니다.
유효기간이 언제 끝나는진 모르지만 만나는 사이에는 서로가 좋은사람으로 비춰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언젠가 다시 만났을때 웃으면서 볼 수 있지 않겠어요?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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