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옴 급급여율령 사바하

전통활법 2022. 9. 30. 12:41

우리집은 불교 집안이야.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는 매일 천수경, 반야심경, 때로는 금강경 등등을 매일 암송하셨어.

덕분에 나도 반야심경 정도는 외우는 정도가 되었지.

불교에는 주문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 중 하나가 <옴 급급여율령 사바하>인거야.

급급여율령(急急如律令)이란 부적에서도 가끔 보이는 단어인데 내가 알기론 보이지 않는 뭔가에 무서움을 느낄 때 쓰는 주문으로 알고 있어.

왜 살다보면 가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기분이 섬뜩할 때가 있잖아?

그럴때 외우는 주문일거야.

 

얼마전에 폐가 같은곳에 내가 있는 꿈을 꾸었어.

창문도 깨져 있고, 사방에 거미줄 같은 것도 있었고, 캄캄했지.

그런데 꿈 속 이지만 무서운거야.

그래서 꿈 속에서 주문을 반복해서 외웠어.

<옴 급급여율령 사바하>

그런데 무서움이 사라지질 않더라구.

계속해서 무서운 마음은 있었고, 주문은 계속 되었지.

결국 내가 외는 주문 소리를 듣고 그 소리에 깨어났어.

깨어난 상태에서도 잠시동안 무서운 기분은 계속 되더라구..

그러면서 주문이 작용을 못하는 것에 놀라웠었지.

 

지난밤에 또 무서운 꿈을 꾼거야.

어느 음침한 공기가 흐르는 집에서 어머니와 막내형과 함께 잠을 잤었어.

꿈 속에서도 가위가 눌린다는걸 처음 느껴봤네.

보통 가위라는건 비몽사몽간에 체험하게 되거든.

그런데 꿈 속에서 누워 있다가 가위에 눌리기 시작한거야.

막내형을 깨우려고 했지만 몸을 움직일수가 없었지.

꿈 속에서 눈은 뜨고 누워 있는데 몸을 움직일수가 없는거야.

그래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어.

<옴 급급여율령 사바하>

주문은 입 속에서 맴돌았어.

무서운 느낌은 점점 심해지고 나는 사력을 다해서 주문을 외웠지.

입 밖으로 조그마하게 주문 소리가 나오더라구.

계속해서 주문을 외웠지만 무서움은 가시지 않았어.

결국 나는 또 점점 커져가는 내 주문 소리에 놀라서 깨어났어.

주문을 아무리 외워댔지만 무서움은 사라지지 않았어.

이 주문이 맞기는 한걸까?

아니면 내 믿음이 약해서 효력이 없었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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