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 이야기

내가 글 쓰는 방법 1

전통활법 2022. 5. 15. 12:13

아주 어렸을때 누군가 나에게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말을 해주었다.

하지만 내 주변에 책은 없었고, 책을 살 돈도 없었으며 도서관이라는게 존재하는지도 몰랐었다.

그러다가 내가 처음으로 접한 책이 장발장이었다.

그 책을 수없이 읽고 또 읽었던 생각이 난다.

하지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오로지 주인공에게만 몰두하였기에 주인공이 아닌 그 외의 등장인물에 대해서는 지금도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따라서 나는 장발장 외의 등장인물에 대해서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정말 많이 읽었음에도 말이다.

 

어느날인가 형이 책한권을 들고 들어 왔는데 책의 제목이 <풍운아 김두한>이었다.

나는 그 책을 수십번 읽었지만 김두한 외에 다른 이름들을 기억하지 못해서 다른사람과 이야기를 할때에도 김두한에 대해서 이야기 할게 없었다.

"청산리 전투의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고 조선 최고의 주먹이면서 나중에 국회의원까지 했었대."

 

그러다가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 <궁본무장(宮本武藏)>이었다.

주인공 미야모도무사시는 당대 최고의 검객으로 유명한 검객을 찾아다니면서 단 한번도 패한적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이도류를 사용하면서 당대 같이 최고의 이름을 날리던 사사끼고지로오와의 승부까지..

나는 정말로 미야모도무사시가 내 앞에서 검을 휘두르는 상상을 해가면서 이 책을 읽었었다.

 

나는 가끔 책의 등장인물들을 기억하며 말하는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느낀다.

어떻게 저렇게 많은 사람들의 이름들을 다 기억할수 있을까..

누군가 제목을 말하지 않고 등장인물의 누군가를 말한다면 나는 혼자 생각한다.

저 이름이 삼국지에서 나왔던가? 수호지에서 나왔던가?

 

중학교 다닐때에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글을 쓴다는건 단순히 보이는것만 보면 안되는거야. 꽃을 보면 바로 나비가 떠오른다던지 창의력이 있어야 하고, 또 글이란건 같은 글을 가지고도 짧게도 쓸줄 알고 길게도 쓸줄 알아야 하는거야."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박정희대통령 부부가 해외 순방을 하고 돌아와서 각 장관들의 환영을 받았는데 이때 10명쯤 되는 장관들에게 육영수여사가 일일히 악수를 하면서 한마디씩 했는데, 그 말이 모두 달랐다는거야. 이런건 외워서 하는게 아니지."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10가지의 말들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랫만이네요. 세가지의 말 외에는 생각나는게 없어서 육영수여사가 참 대단한 사람인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만약 지금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지금은 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랫만이네요. 잘 지내셨죠? 요즘 건강은 어떻세요? 오시는데 길은 밀리지 않던가요? 요즘 바쁘시죠? 

아무래도 다른 말들도 섞어야 10가지가 될 듯 하다.

이번에 큰아이가 대학에 들어가죠? 사모님은 잘 계시나요? 이번에 ㅇㅇ하나 새로 장만하셨다면서요? 

어찌됐건 열가지의 말은 만들었지만 여전히 쉬운 일은 아니다.

 

나는 고리타분한 글이 싫어서 역사책이나 고서, 전문서적 같은 책들은 보지 않았다.

`왜 책을 저렇게 쓸까? 좀 재미있게 쓸 수는 없을까?`

조선왕조실록도 원문으로 보면 고리타분 하지만 드라마로 보면 얼마나 재미 있는가 말이다.

 

같은 글을 짧게도 쓰고 길게도 쓸수 있을까?

동화 <개미와 베짱이>로 한번 해본다.

 

'이형석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글 쓰는 방법 2  (0) 2022.05.20
싸움은 힘으로 하는게 아니다.  (0) 2022.05.18
활법이야기 63  (0) 2022.04.24
벽에 기대선 남자  (0) 2022.04.18
활법이야기61  (0) 2022.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