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 이야기

활법 이야기 48

전통활법 2021. 1. 28. 11:07

`내일은 여태까지 배운 활법에 대해서 시험을 볼거야.`

스승님의 말씀에 그동안 필기를 해두었던 모든것을 다시 훝어 보았다.

그래도 배운건 그때그때 암기를 했으니까 어려울건 없다.

단지 실기에서 잘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배웠던 모든 기법들을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처음 진단하는 시진,촉진법, 척추뼈를 알 수 있는 이정표들, 경추부터 요추, 골반까지의 교정법과 어깨,팔꿈치,손목,손가락,무릎,발목,발가락까지 모든 동작들을 되새겨본다.

 

협회에는 이사범님이 미리 와 계셨다.

"오늘 몇점이나 맞을것 같아?"

"글쎄요, 그래도 배운건 다 외웠으니까 80점 정도는 맞지 않을까요?"

"80점? 희망사항이지? 아마 20점 맞으면 잘맞은 걸꺼다."

 

스승님이 들어 오시고 나에게 질문을 시작한다.

"경추2번이 잘못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지?"

"시신경 청각신경의 영역이므로 시력감퇴나 눈에 눈곱이 끼거나 다래끼가 나기도 하지만 심하면 백내장이나 녹내장, 실명까지도 할 수 있고, 환청이나 환상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 잘 외웠네... 코가 부러졌을때는 어떻게 하지?"

"네?"

순간 당황도 됐지만 살짝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

코에 대해서는 배운적도 없기 때문에 왜 이런 질문을 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직접 가르쳐주신 분이 시험을 출제하는데 안배운 문제를 내는건 뭘까..

잠시 생각을 하는 중에 스승님께서 말씀하신다.

"부드러운 젓가락을 코에 넣어서 코뼈가 비뚤어지지 않도록 보조하고, 다른 콧구멍 속으로 솜을 가득 집어 넣는거야. 그리고 젓가락을 빼고 남은 콧구멍에도 솜으로 채우는 거지. 그리고 손가락으로 코뼈가 비뚤어지지 않도록 다시한번 확인을 하고 일주일 정도 있으면 코뼈가 붙어."

"네.."

"귓속에 벌레가 들어가면 어떻게 빼야 하지?"

"후래쉬로 귓속을 비추면 벌레가 나오지 않을까요?"

"그건 주행성인 벌레인 경우에 가능하고.. 야행성이라면 빛을 피해서 더 숨지 않겠어?"

"그럼 모르겠는데요?"

"벌레가 들어간 귀를 위로 하도록 옆으로 눕게 하고는 티스푼을 이용해서 귓속에 식용유를 넣으면 돼."

"귓속에 기름을 붇는다구요?"

"귓속 가득히 식용유를 넣으면 벌레가 떠오르게 되지. 이때 벌레를 꺼내고, 귓속에 솜을 천천히 가득히 넣고 하룻밤을 지낸 뒤에 솜을 꺼내면 귓속 청소도 되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본다네."

"네..."

"됐어, 시험은 이정도로 끝내도록 하지."

"저의 어머니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정도면 충분히 고쳐드릴수 있으니까 한번 해보도록 해."

"자신이 없습니다."

"자신감이 없으면 평생 누구를 고치거나 치료를 할 수 없어. 어머니는 좀 나중에 봐드리더라도 주변사람들부터 좀 경험을 해봐."

"알겠습니다."

 

"80점 맞은거 같아?"

이사범님이 웃으며 나에게 묻는다.

"저한테 가르쳐주지도 않은걸 문제로 내시는데 맞출수가 있나요?"

"배울때 질문좀 하지 그랬어?"

"오늘 시험에 대해선 상상도 못한 문제였어요. 척추에 대해서만 물어보실거라고 생각했죠."

"마지막으로 알아두면 좋은것들을 알려주신거야. 저런 스승님 만나기 어렵다."

"네.."

 

 

"큰누나가 널 찾더라. 누나네 집으로 한번 가봐라."

어머니의 말씀에 가슴에 돌이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뭔가 큰일이 난것 아닐까?`

그래도 안갈수는 없어서 누나네 집으로 향했다.

집에서 누나네까지의 거리는 대략 1km 정도인데 발걸음이 천근 만근이다.

`큰누나에게 뭐라고 말하지?`

`큰누나가 화내시면 어떡하지?`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보니 누나네 집에 다왔다.

 

"왜 그동안 안왔어?"

"좀 바빴어요."

"그때 한번 할때 무릎에서 소리가 나더니 아주 편해졌어. 그래서 한번 더 해달라고 하려 했는데 연락이 돼야지.."

순간 가슴에 막혔던 돌이 내려가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그때 소리가 뼈 뿌러지는 소리가 아니었나보네.`

누나를 한번 더 봐드리고 집을 나섰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내가 누군가의 통증을 사라지게 했다니..

이정도라면 정말 어머니를 봐드려도 되는거 아닐까?

누나의 한마디에 없었던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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