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어린이집 1년의 경험 <2>

전통활법 2019. 12. 10. 09:51

첫달 월급을 통장으로 받은 다음날 급여명세서에 받았다는 싸인을 하랍니다.

1일부터 근무를 하지 않은 첫달이라서 사대보험은 적용이 안되었답니다.

근무일부터 말일까지의 급여를 계산해서 매달 25일에 지급하고, 25일이 공휴일인 경우는 그 전날 지급한다고 명시되어 있네요.

하지만 내 월급은 25일까지의 계산이었습니다.

25일까지의 계산이라고 말하니 원장쌤이 아니라고, 말일까지 계산한거라고 말을 합니다.

통장 사본을 보여주고, 사대보험이 적용 안된 상황으로 계산기를 여러번 두드려보고서야 인정을 합니다.

정말 몰랐을까요?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2019년 1월에 어린이집 평가인증이 있었습니다.

그에대한 작업 때문에 2018년 12월은 쌤들에게 아주 힘들었던 한달이었지요.

아이들을 지도하는 시간 외에도 서류를 준비하느라 많은 시간을 어린이집에 남아 있어야 했고, 심지어는 집에 가서도 작업을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떤날은 밤 11시가 되어서 퇴근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하루는 차량운행이 끝난후 퇴근을 하려는데 원장쌤이 부르더군요.

통닭을 준비했으니 먹고 가라는 말이었어요.

교실에 들어가니 통닭이 보였는데 두마리 양이었습니다.

서류 준비하는 쌤들이 7명 정도 있었던것 같은데 통닭 두마리로 되겠냐구요.

"통닭에는 맥주가 최곤데.. 맥주가 없어서 안먹겠습니다."

그리고는 먹지 않고 나왔습니다.

평가인증이 끝나면 멋진데 가서 회식을 할거라는 말과 몇일간의 휴가를 주겠다는 원장쌤의 약속은 허공으로 사라졌습니다.


2019년 1월 차량 검사를 받던 날, 검사소 담당자가 차의 바퀴가 다 되었다면서 갈아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원장쌤에게 그 말을 했더니 돈이 없다고 말하네요.

당장 급한건 아닌듯 하니 조만간 갈자고 말했습니다.


2019년이 되면서 그만두는 아이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바뀌었으니 졸업해서 초등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그만두고,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기는 아이들이 그만두고, 이사가는 학부형들, 등등 아이들이 줄어들기 시작했지요.

3월에 신학기로 들어서면서 아이들이 줄어든 만큼 쌤들이 그만둬야할 상황이 생겼습니다.

어떤쌤은 눈치를 보고, 어떤쌤들은 자진해서 나간다고 하기도 했지요.

노쌤이 나에게 와서 묻습니다.

"실업급여를 타게 해달라고 하니까 실업급여를 타게되면 기사님이 성공수당을 못받는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그런말은 처음 듣는데요? 설사 내가 성공수당을 못받는다고 해도 노쌤이 손해볼수는 없으니까 받겠다고 하세요."

궁금해서 노동부에 문의를 하고 법무사에 알아봐도 모두들 같은 대답이었습니다.

"실업급여를 왜 못타게 하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원에 손해되는게 없을텐데.."

아이들이 줄어서 그만두게된 상황이므로 권고사직에 해당할텐데, 그만두게된 쌤들에게서 실업급여를 받는다는 말은 들은적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쌤들이 억울하지만 다른 어린이집을 가기 위해서 그냥 참는다는 말을 했습니다.

다른 어린이집에 취업을 하면 먼저있던 어린이집과 연락을 해본다고 하네요. 

원장쌤이 나쁘게 말을 하면 취업이 안되므로 어쩔수 없이 포기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새로 취업한곳에서 이쪽으로 연락을 하는걸 들은적이 있으므로 쌤들의 말이 이해가 갔습니다.


아이들이 줄어든 타격은 나에게도 왔습니다.

운행시간이 줄었으니 월급을 깎자는 말을 원감쌤을 통해서 말하더군요.

나는 하루 두번 출근에 차비만 하루 5천원씩 소비되므로 깎인 월급으로는 다닐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성공패키지, 처음 받아볼수 있는 성공수당을 모두 포기해야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속이 상하고 열이 받았지만 원장쌤은 자신이 어렵다는 말만 했습니다.

어쩔수 없는 상황이지만 미안하게 되었다 라는 말이라도 들었으면 화는 안났을텐데 말입니다.

"월급이 줄면 기사님은 일을 할수 없다는 말이지요?"

"제가 하루에 만원, 이만원 벌자고 오천원의 차비를 들이면서 일을 할수는 없잖아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기사를 구해보겠습니다."

나는 3월5일까지 일을 하기로 원장쌤과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적은 시간에 적은 임금으로 일을 할 사람이 쉽게 들어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3월4일에 원장쌤이 부르더군요.

"만약에 기사님이 저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제가 원장이라면 기사 안씁니다. 제가 운전하지요."

"아이들이 다시 생기면 다시 올려드릴테니까 당분간만 도와주시면 안될까요?"

"지금 제가 성공수당도 못받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일을 하고 싶겠습니까?"

"알았어요, 그럼 모래부터 제가 운전하지요."

원장쌤은 화가난 말투로 내게 말했습니다.

퇴근 하기전에 원장쌤이 다시 부릅니다.

"어떻겠으면 좋겠어요?"

"원장쌤이 운전하신다면서요?"

"아유, 기사님은 제가 농담한번 한걸 가지구.."
농담이 아니었던걸 압니다.

누가 농담을 화가난 말투로 하냐구요?

"저는 운전 못해요, 언젠가 한번 했다가 아주 혼이 났거든요..그냥 기사님이 같은 조건으로 더 계셔주세요."

"언제까지요?"

"일단 3개월 정도 더 계시는걸로 하지요."

3차에 나누어 받게되는 성공수당도 받을수 있다고 하니 그만둘 이유가 없어서 계속 있기로 했습니다.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이집 1년의 경험<4>  (0) 2019.12.12
어린이집 1년의 경험 <3>  (0) 2019.12.11
어린이집 1년의 경험<1>  (0) 2019.12.09
긍정적인 생각이 중요합니다  (0) 2019.12.01
도인처럼 살았어야 하나..  (0) 2019.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