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이야깁니다.
20대 초반에 태권도 사범생활을 할때의 이야기죠.
한번은 관장님께서 저에게 묻더군요.
"너 양고기 먹어봤냐?"
그때는 양고기가 흔하지 않았었습니다.
"아뇨, 안먹어봤는데요?"
"그럼 오늘 운동 끝나고 양고기 먹으러가자."
운동이 끝나고 관장님과 둘이 음식점으로 들어갔지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방으로 기억됩니다.
음식을 시키고는 소주한잔을 곁들이며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때? 맛있게 먹었어?"
"네, 정말 맛있는데요?"
"맛있지? 그런데 그거 양고기가 아니고 개고기다?"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마 처음부터 개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했었다면 안간다고 했을겁니다.
우리집은 불교집안이었거든요.
불교에서 개고기를 먹지 않는 확실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 개라는 말에 뭔가 찝찝합니다.
사고는 그 다음날부터 바로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었어요.
민첩성 운동을 하는중에 아이들끼리 살짝 부딪쳤는데 이가 부러지더군요.
체육관에서는 아이의 치료비를 내주었습니다.
그 뒤로도 뼈가 부러져서 깁스를 해야했던 아이가 생기고, 겨루기를 하다가 상처가 나서 꿰멘 아이도 생기고,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가 땅에 부딪쳤는데 뇌세포파열이란 진단도 나오고...
정말 어이없는 사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렇게 사고가 계속 생기다보니 아이들이 줄어드는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 후로는 개고기를 절대 안먹었습니다.
30대 후반이 되던 어느날 운영하던 체육관이 계속 적자가 났었지요,
조금만 노력하면 잘될것 같은 생각은 드는데, 노력을 해도 조금씩 적자가 나는 것은 변하지 않더라구요.
체육관을 접기는 아깝고, 운영하기는 어렵고 해서 마지막 선택을 했습니다.
이왕 안되는거 조금씩 적자가 나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게 하는것 보다는 아주 안되면 미련을 버릴수 있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개고기를 먹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식당에 가서 소주와 함께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조금 먹으면 효과가 없을수도 있겠다 싶었지요.
그리고 체육관에 가서 잤습니다.
다음날 수련하는데 이상하데요?
아무런 사고도 나지 않는겁니다.
그렇다고 누군가 새로 들어오는 일도 없었구요.
개고기를 먹기 전과 후의 생활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겁니다.
결국 체육관은 접었습니다.
그러나 개고기를 먹은후 예상했던 나쁜일들은 발생하지 않았어요.
20대에 있었던 사고는 그저 우연이었을까요?
개고기를 먹으면 안된다는 미신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