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 이야기

도인의 기질인가?

전통활법 2022. 6. 7. 13:32

어렸을때의 나는 아주 조용한, 누구와도 말을 잘 안하고 혼자서 이생각 저생각으로 상상을 하는 아이였다.

학교를 들어갔을때도 짝하고도 한마디 안하는 아이였어.

혼자 책상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수업이 끝나면 바로 집으로 와서는 또 멍하니 앉아 있는...

 

국민학교 2학년 어느날인가 비가온 다음날 밖에 나가니 군데군데 빗물이 고여 있었어.

빗물이 고인곳을 바라보니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보였지.

나는 그곳을 밟는 순간 구름속으로 빠져 죽는줄 알고 고인물을 피해 다녔어.

누군가는 바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순수했다는 이야기지.

 

TV 만화영화인 우주소년아톰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날아다닐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고, 엄마없는 하늘아래 라는 영화를 보면서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

 

스무살 시절 활법을 배웠고, 활법의 길을 걸으면서 누군가 치료를 해주면 그사람이 좋아질때 내가 아프다는걸 느꼈어.

허리아픈 사람을 고쳐주면 내 허리가 끊어질듯 아팠고, 목이 아픈 사람을 고쳐주면 내 목을 움직이기 힘들었어.

이때는 예지몽도 많이 꾼것 같아.

어머니가 다치는 꿈을 꾸면 2~3일 내에 어머니가 진짜로 다쳤고, 주변사람들이 안좋은 일이 생길때마다 그 전에 내가 꿈으로 꾸고는 했어.

그러고보니 스무살이 되기 전에도 그런 꿈은 꾸었었네.

1979년에 박정희대통령이 더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할수 없다는 꿈을 꾸었었거든.

이때는 부하직원에게 총을 맞는다는 꿈이 아니고, 그저 올해 대통령이 바뀐다 라는 내용의 꿈이었어.

개꿈인줄 알았는데 정말 대통령이 바뀌더라고..

 

중학교 다닐땐가 어느 스님이 나보고 스님팔자라고 했었거든..

그때부터 내가 열심히 도를 닦았다면 혹시 도인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이제와서 들기도 해.

 

20대 때는 나도 기치료를 해주곤 했어.

누구나 다 해준건 아니고, 활법치료를 하려고 할때 너무 기운이 없는 사람들이 있거든.

너무 기운이 없으면 어느순간 잠깐씩 기절하기도 해.

이런 사람들에게 기치료를 해주고 나면 활법치료가 순탄하게 진행되지.

 

그러다 20대 중반쯤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어. 

담배도 피웠지.

그래도 한동안은 몰랐었는데, 이런 행동들이 나의 순수한 정기를 흐리게 만들기 시작한것 같아.

어느순간부터 기치료가 별 효험이 없어지더라구.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기치료라는게 나의 기운을 상대방에게 옮겨주는 것이거든.

나의 기운이 하얀색에서 회색으로 변해가고 있으니까 상대방에게 옮기는 기운도 하얀색이 아니였던거지..

그래서 기치료를 중단했어.

아주 기운이 없는 사람을 만나면 사정 이야기를 하고 내가 피하거나,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주일 정도는 술, 담배를 끊고서 기치료를 시도했었지.

조금 효과는 있더라구..

그런데 그걸 알면서도 술, 담배를 끊지 못하는거야..

 

요즘들어 생각이 나는건데..

물론 지금도 술, 담배는 하고 있어.

내가 조금 방탕한 생활을 하면 수입이 줄어들더라구..

방탕한 생활이라는게 다른게 아니라 술마시고 노래방가서 도우미 불러서 놀고.. 그런거야.

친구를 만나서 분위기 탓에 그런곳에 들리고 나면 오던 고객들도 발걸음을 끊더라고..

어떤 사정이 생겨서 당분간 못가겠다. 이런식이야..

성실하게 살면 그런일이 없거든.

역시 나는 도인이 되었어야 하나봐.

그런줄 알면서도 성실함을 지키지 못하네..

주관성이 부족해.

 

아침에 일어나면 단전호흡을 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간단한 몸풀기 운동을 하고 컴퓨터에 앉아서 블로그 관리, 카페관리, 유튜브관리 등등 해야겠다는 마음만 있을뿐 지키지를 못하고 있네..

도인의 기질은 있는것 같은데 수련을 하지 않으니 도인이 될 수가 없잖아..

나는 언제쯤 철이들까..

이렇게 사는것도 내 팔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