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전통활법 2017. 9. 1. 11:47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지난 8월 5일 아침에 안방문을 열어보니 어머니께서 40도를 윗도는 고열에 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었습니다.

사태가 심각하여 119를 불렀지요.

가까운 국립의료원에 가려고 했지만 CT가 고장나서 응급환자를 받을 수가 없다는 연락에 서울대병원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사실 서울대병원이 더 낳을수도 있겠지만, 교통편이 불편해서 국립의료원으로 가려고 했던 것이거든요..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응급실로 들어갔습니다.

체온을 재고, X-ray 와 CT를 찍고, 동맥과 정맥에서 채혈을 하고, 소변검사도 하고..

동맥에서 채혈을 할 때에는 많이 아프신 모양입니다.

닝겔을 맞을 때에도 혈관이 보이지 않아서 힘들었구요..


병원에 가면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아픈 환자에게서 저렇게 많은 피를 빼도 될까..하는 생각과 반드시 저런 여러가지 검사를 해야만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지요.


저의 어머니는 올해 9학년 3반입니다.

연세는 높지만 60대 못지않은 체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아직 큰 병을 앓아보신적이 없습니다.


보호자는 1명만 들어갈 수 있다는군요.

보호자가 화장실을 가거나 일이 생겼을 때, 환자가 혼자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아쉬웠습니다.


혈액 속에서 균이 검출되었답니다.

<패혈증>진단을 내리더군요..

그런데 입원실이 없어서 다른병원으로 옮겨야 한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입원실이 없다면 검사를 하기 전에 다른병원으로 가라고 해야 하는게 아닌가요?

다른병원으로 옮기면 그 병원에서는 서울대병원에서의 진단내용만을 믿고 검사를 안할까요?


언젠가 TV속의 의학드라마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병실은 예비로 비어있는 곳이 항상 있다는 것과, 서민들이 상상도 못했던 어마어마한 갑부들만의 병실이 있다는 것을요..


어쨋던 서울대병원에서 백병원으로 옮겨졌고, 서울대병원에서와 똑같은 검사 과정을 백병원에서도 받아야 했습니다.

하룻사이에 채혈을, X-ray를, CT를 두 번씩 한 것입니다.

자기들의 부모나 가족이라면 이렇게 많은 양의 피를 뺏을 까요?

필요하더라도 시간을 두고 채혈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요?

환자를 살리기 위한 검사가 맞는건지 의심이 듭니다.


백병원에서는 서울대병원과 비슷한 양의 혈액을 채취하고서도 또 채혈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같은 날에 말입니다.

나이 많은 노인에게서 하루에 이렇게 많은 양의 피를 빼도 되느냐고 물으니, 검사를 하기 위해서 어쩔수 없답니다.

화가 나서 피 그만 빼고 퇴원하겠다고 하니, 각서에 서명하고 퇴원하라는군요.

어머니에게 나쁜 일이 벌어져도 병원과는 무관하다는 각서였습니다.


퇴원을 하고 집으로 모셨습니다.

7일인가 서울대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응급실로 모시고 오라고 합니다.

거기 가서 또 검사를 하고 나서 병실이 없다고 하면 또다시 다른 병원에 가서 똑같은 검사를 또 해야 되는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서울대병원 상담원이 말하더군요..

"그건 보호자가 알아서 할 문제이구요~~"


우리나라 병원문제. 정말 괜찮은걸까요?

병원은 정말로 아픈 사람을 고치기 위해서 존재하는걸까요?



어머니는 아직까지도 어지럽다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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