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병원에서...

전통활법 2021. 6. 19. 11:57

개인병원에 건강검진 예약을 한 전날 오후8시경 집에서 된장국에 밥을 먹었습니다.

오후9시부터는 물도 마시지 말라는 말에 일찍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지 않더군요.

엎치락 뒷치락 하다가 새벽녘에 잠이 깼는데 배가 아프더라구요.

창자를 쥐어 짜는듯한 고통이 왔어요.

일찍이 건강검진을 예약한 병원으로 갔습니다.

긴 우산을 지팡이 대신 사용하고 어렵게 갔어요.

허리를 펼 수가 없었고, 말을 하기도 싫었습니다.

병원에 들어서자 간호사가 말하더군요.

"열 체크부터 하고 오세요."

병원은 사람들로 붐비는 상태였고, 열 체크 기구 앞에도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우산을 받침대 삼아 서있었습니다.

앉을 자리도 없었거든요.

잠시후 간호사가 어떻게 왔느냐고 묻습니다.

말 할 기운도 없는데, 배가 아프다고 말을 하는 순간 다른사람을 보면서 대화를 하는 거에요.

순간 욕이 나왔습니다.

간호사가 나를 봅니다.

"배가 아파서 왔다구요."

"배가 어떻게 아프신데요?"

또 욕이 나오려 합니다.

말을 하기도 어려운 상태인데, 도대체 간호사는 왜 이런걸 구체적으로 물어보나 싶습니다.

자기가 치료나 처방을 하는것도 아니고, 내가 아픈 증상을 의사에게 전달하는것도 아니고..

상담실에 들어 가니 의사가 또 묻잖아요?

어디가 아파서 왔느냐구요..

 

한참을 힘들게 기다리다가 상담실에 들어갔더니 별 진단을 하지도 않고 어제 뭘 먹었느냐고 묻고는 간호사에게 링거를 놔주라고 말하고는 끝입니다.

링거를 맞고, 약 처방을 받고는 집으로 왔습니다.

창자를 쥐어 짜는듯한 고통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배는 아프고, 약을 먹어도 눈에 띠게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밀가루 음식, 고기류, 우유를 먹지 말라고 했고, 야채도 삶아서 먹으라네요.

죽을 먹었는데, 먹은것 보다 더 많은 설사를 합니다.

집에서 왼종일 누워 있었네요.

 

하루가 지났지만 배는 여전히 아픕니다.

병원에 가서 <진료기록서>를 달라고 했는데, 20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진료를 더 할까 생각하다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많겠다 싶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상세불명의 세균성 장감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네요.

처방약을 시간 맞춰 먹었지만 둘째날도 왼종일 누워있었습니다.

 

병원에 가면 저런걸 왜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로, 명부에 이름과 생년월일을 적으라고 하는건데요..

이건 병원에 오는 누구나 다 쉽게 볼 수 있도록 비치합니다.

개인정보 노출이죠.

그래서 저는 이름과 생일만 씁니다. 생년은 안쓰지요.

그럼 간호사가 말합니다.

"이형석님~  00년생 맞습니까?"

어이가 없습니다.

 

두번째는 간호사가 왜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처방을 하는것도 아니고, 의사에게 전달하는것도 아니고..

정말 아픈 사람들에게는 대답하는것도 힘든데 말이죠..

 

한가지 첨부하지면 병원은 기다리다가 상태가 더 나빠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많은거지요.

그런데도 병원은 적자라고 하니 참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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