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아파트 뒤쪽 놀이터에서 시끄럽게 울어대는 까치를 보았어요.
두마리의 까치가 나무의 높은 꼭대기에 앉아서 같은쪽을 바라보며 우는 것이었어요.
까치들이 바라보는 쪽을 살펴보니 아파트 복도 아랫쪽에 까치가 한마리 있더군요.
아주 어린 까치는 아니었고, 사람으로 비교한다면 20대 정도로 보였어요.
그런데 한번 날개짓을 할때 겨우 1m도 안되는 거리를 날더군요.
그냥 놔두면 길고양이들에게 죽을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119에 전화를 했습니다.
자신들은 그런 일까지 할 수가 없다면서 110에 전화를 하라고 하네요.
110에 전화를 하니 지자체에서 알아서 할 문제이니 관할 구청으로 연락을 하랍니다.
구청에서는 전화를 안받습니다.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이었어요.
핸드폰으로 검색해서 sbs 동물농장에 제보를 하려고 했었고, 뉴스 제보에도 전화를 해보고, mbc에도 전화를 해봤지만 통화로 연결되는 곳은 한군데도 없네요.
어떤곳은 제보를 하려면 회원가입부터 하라고 하더군요.
제보하는것도 쉬운게 아니네요.
관리소장에게 연락해서 매미채로 젊은 까치를 잡았습니다.
이제 이 까치를 어떡해야 할까요..
까치의 둥지는 나무의 아주 높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고양이나 다른 동물들도 까치집을 가기는 쉽지 않을듯 한데..
사람은 더더욱 갈 수가 없겠지요.
까치를 안고서 어떡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며 놀이터를 천천히 걸으니 두마리의 까치가 나를 따라오면서 울어댑니다.
관리소장에게 이야기를 했지요.
"너무 낮은곳은 고양이가 올라갈수도 있으니 좀 윗쪽으로 나무에 올려 놓읍시다."
소장은 관리소로 연락을 했고, 잠시 뒤에 관리인이 긴 사다리를 가지고 놀이터로 왔습니다.
관리인은 긴 사다리를 타고는 끝까지 올라가서 까치를 나무 위에 올려주었지요.
그래도 조금씩은 날 수 있으니 가지들을 번갈아 가면서 둥지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습니다.
사람들이 옆에 있으면 까치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자리를 피해서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까치가 완쾌되어 잘 살기를 바랍니다.
이런일을 겪다보니 아직은 아쉬운 점들이 있네요.
점심시간이라도 전화를 착신으로 받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