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법을 병원으로 비교한다면 어떤 과에 속할까?"
"활법이니까 전체적이지 않겠어요?"
"물론 전체적이지, 하지만 굳이 비교 한다면 정형외과 쪽이라고 볼 수 있을거야. 그렇다면 정형외과에서 보는 질병들은 어떤게 있을까?"
"뼈를 다치거나 부러지거나 하는 뼈의 손상이 아닐까요?"
"뼈의 손상도 보지만 인대나 근육도 보고 디스크나 연골에 대한 치료도 한다네. 깁스도 하지만 수술도 하지."
"네.."
"병원에서 치료하는 질병들이 100가지가 있다고 가정할 때, 그 중에서 활법으로 할 수 있는건 몇가지나 될 것 같은가?"
"수술은 활법으로 못 할 것이구요, 그 외의 것은 가능하지 않은가요?"
"아니야, 병원에서 치료하는 질병이 100가지라면 그 중에서 활법으로 가능한건 10% 미만이라네."
"네? 그렇다면 활법이 대단한 기술이 아니란 말씀인가요?"
"하지만 말이야, 병원으로 가는 환자들이 앓고 있는 질병들의 70% 이상은 우리가 할 수 있는 10% 미만의 범위에 드는 질병이라는 말이지. 그래서 활법이 중요하고 필요한거야."
"질병의 범위는 작지만 병원에 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활법으로도 가능한 범위에 속한다는 말씀인가요?"
"맞아, 그럼 어떤 질병들이 활법으로 가능하고 어떤 질병이 안되는지 알아보자구."
"일단 뼈에 금이 가거나 인대의 손상에 대한 깁스는 가능할것 같아요."
"깁스는 어려운 기술이 아니야. 하지만 체육관에서 아이들이 다쳤다고 생각할 때 절대로 깁스를 해주면 안되네. 병원에서 하도록 해야지. 물론 내 가족이라면 해줘도 되겠지만.."
"근육통, 목이나 허리디스크, 척추에 대한 비수술적인 치료들은 활법으로 되는것 아닌가요?"
"허리디스크는 가능하지만 그것도 수핵이 터졌을 때는 안되지. 척추분리증도 안되고 척추관협착증도 안되고, 압박골절도 어쩔수 없고, 금침을 맞은 사람도 안되지."
"금침이 뭔가요?"
"실제 금으로 만든 침이고 아주 가늘면서 길이는 2mm 정도 되는걸 몸 속에 집어 넣는거야. 한 번 넣으면 죽을 때까지 뺄 수가 없는 침이지."
"그런걸 왜 맞지요?"
"일반침으로 치료하다가 안되는 경우에 마지막으로 놓아 주는게 금침으로 알고 있어."
"척추분리증이나 척추관협착증은 뭔가요?"
"그런거 알려 주는 약사님이 있다면서? 그건 숙제로 하지."
"알겠습니다."
"참, 그리고 사람이 쓰러졌을때 죽었는지 살릴수 있는 상태인지 구분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심장이 뛰지 않으면 죽은거 아닌가요?"
"똑바로 눕게 한 상태에서 허리 밑으로 손을 펴서 집어 넣었을때 죽은 사람은 손이 안들어간다네. 또한 눈동자를 봤을때 살아 있는 사람은 눈동자에 바라보는 사물이 비치는데 죽은 사람은 눈동자에 비치지 않는다고 하는군. 심장이 멈췄다고 바로 죽는건 아니야. 약간의 시간은 더 있어. 그래서 심장에 전기 충격도 해보고 하는거야. 물론 심장이 멈췄다가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있고.."
"네..."
"오늘은 요추 전방변형에 대해서 알려주지."
이기대사범님이 침대에 똑바로 눕는다.
"먼저 머리부터 발끝까지 1자가 되었는가를 확인하고... 이런건 항상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와야 하네. 두 무릎을 세워서 양쪽 무릎이 닿도록 모은 다음 무릎을 잡고 가슴쪽으로 올리는거야. 이때 무릎이 올라가는 선이 1자로 올라가는지,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올라가는지도 봐야 하지."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진다는건 무슨 말입니까?"
"자연스럽게 무릎을 가슴쪽으로 올렸을때 왼쪽이던 오른쪽이던 기울게 올라가는 사람이 있어. 이건 골반의 문제야. 골반에 대해서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가슴쪽으로 최고로 밀어준 상태에서 10cm 정도 순간적으로 더 밀어주는거야."
"몸이 유연한 사람들은 무릎이 가슴에 닿을텐데요?"
"그래도 상관없어. 10cm 정도 더 밀어준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허리뼈는 모두 다섯마딘데, 어떻게 구분을 하지요?"
"이 방법은 요추가 전방으로 변형되었을때 전체적으로 빼주는 동작이야. 어느 한마디가 아니고.. ."
"그럼 정상적인 요추는 후방변형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당연하지, 그러나 후방변형은 전방변형에 비해서 교정이 쉽거든?"
"네..."
"연습해봐."
스승님이 잠깐 나가시고 나는 이기대사범님을 상대로 연습을 했다.
무릎을 가슴쪽으로 밀어 올린다음 그대로 누르는 동작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평소 오른손만 쓰던 습관이 있어서 오른손을 누르는 힘이 더 강하게 느껴지고, 상대적으로 왼손에는 힘이 실리지 않았다.
"매일 아령이라도 드는 운동을 해. 활법은 어느정도 힘이 있어야 교정하기가 쉬워."
"합기도라는 자체가 쌀겨 3홉을 들 수 있는 힘이면 항우장사도 제압할수 있는 운동이잖아요? 활법은 그런 기술이 없나요?"
"쌀겨 3홉을 들 수 있는 힘으로 항우장사를 제압한다는건 이론일 뿐이고.. 어쨌던 그렇다고 하더라도 힘을 길러서 쌀 한가마니를 들 수 있는 힘이 있다면 항우장사 수십명이라도 제압할수 있지 않겠어?"
"그렇겠네요."
"활법을 하는 사람은 자기 먼저 몸을 잘 챙겨야해. 활법을 하는 사람이 허리가 아파서 끙끙 댄다면 누가 그사람을 믿겠어?"
"알겠습니다."
"잘 하고 있는건가?"
스승님께서 들어 오시면서 말씀하신다.
"아무래도 연습을 좀 해야겠지요."
이기대사범님이 나대신 답을 하신다.
"어떻게 할까? 한 가지 더 배울래? 아니면 그것만 연습할래?"
아직 서투르지만 연습이야 체육관에 가서 하면 될것이고, 빨리 배우고 싶은 마음에 한 가지를 더 가르쳐달라고 했다.
"그럼 요추전방변형일 경우에 사용하는 기법으로 한 가지 더 하도록 하지."
"네."
"요추를 구분하는 발을 세우는 각도에 대해서 알고 있지?"
"태충혈에 위치할때 요추1번, 복사뼈 위는 2번... 이거 말인가요?"
"그래. 그 상태에서 상체와 하체를 반대쪽으로 비틀어서 부드럽게 누르면 그에 해당하는 근육들의 스트레칭이 되는 것이고, 완전히 누른 상태에서 10cm 정도 순간적으로 더 누르면 요추전방변형에 대한 교정이 되는거야."
"그럼 요추가 정후방으로 교정이 안되고 측후방으로 교정이 되는거 아닌가요?"
"예리하네.. 하하."
나의 질문에 이기대사범님이 웃으면서 한마디 하신다.
"맞아, 정후방으로 빠지면서 교정 되는건 아니고, 측후방으로 교정이 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쓸 때는 반드시 좌우를 같이 해줘야 하는거야. 연습해보도록."
스승님께서는 내가 하는 모습을 지켜보시다가 밖으로 나가셨다.
활법을 배우는 장소에서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협회 사무실이기 때문에 아주 밖으로 나가시는건 아니고 잠깐씩 협회의 일을 하시는듯 보였다.
상대의 왼무릎을 잡고 오른손으로 교정을 하는건 그래도 조금 되는듯 했으나 상대의 강한 오른무릎을 나의 왼손으로 교정한다는건 힘이 들었다.
역시 왼손은 힘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