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를 잘치는 사람을 옛날에는 건달로 생각했답니다.
특별히 배우는것도 어렵고, 남들이 치는걸 어깨넘어로 배우고, 또 연습공이 아닌 누군가와 겨루어서 지는 사람이 당구비용을 계산해야 하는 게임을 치면서 배웠으니 당구 고수가 되려면 많은 돈을 썼겠다는 말도 자주 들었답니다.
요즘은 세계적인 대회도 자주 열리고 대학에 당구학과도 있으며, 당구만 전문적으로 보여주는 방송국도 있으니 당구를 잘친다고 건달소리 듣는 세상은 아니지요.
그러나 간혹 게임비를 내지 않으려고 당구수를 속이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런 부류들은 양아치 소리를 듣는답니다.
예전에는 일반다이라고 하는 소대에서 많이 쳤었는데, 프로선수들이 대대에서 치는것이 전파되면서 아마추어들도 대대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대에서는 당구수가 있는데, 대대에서는 몇점을 치느냐에 따른 점수제를 사용합니다.
보통 200점을 치는 사람이면 대대16점을 칩니다.
무조건 1점제이고 공이 안맞았다고 뒤로 올리는 것도 없습니다.
250점은 18점을 치고, 300점은 20점을 칩니다.
20점 이상은 1점씩 올라가는데, 점수의 기준은 두사람이 게임을 할때 40분~50분 정도에 끝낼수 있는 점수라고 합니다.
나는 대대 20점을 칩니다.
어느날 종로에 있는 당구장을 갔어요.
갈때마다 누군가를 가르쳐주고 있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건 고수가 아니면 할수있는게 아니지요.
몇점 치느냐고 물으니 24점 친다고 하길래 도전을 했어요.
보는눈은 나보다 한수 위라는걸 인정하겠는데, 그렇게 잘치는 공은 아니네요.
1시간만에 내가 이겼습니다.
그런데 이기고도 별로 기분이 좋지 않네요.
내가 자기의 공을 잡고 쳤답니다.
어떻게 하수가 고수를 잡을수 있겠어요?
어쩌다보니 공이 어렵게 선것 뿐이지 공을 잡을수는 없습니다.
덧붙여서 내가 당구 점수를 속이고 쳤다네요.
졸지에 양아치로 몰리는 느낌이 들어서 사장에게 물어봤더니 나도 최소한 23점은 놔야 맞는다네요.
내가 잘친게 아니고 상대방이 못쳐서 이긴거라고 말을 하면서 1시간을 쳤으니 서로가 못친것이다 라고 말을 했더니 시간이 중요한게 아니라네요.
치는 자세나 보는 눈이 중요하다네요.
사장이 양아친것 같습니다.
대대는 보통 10분에 2,000원 정도 합니다.
시간이 오래걸릴수록 좋은건 사장이지요.
당구 점수나 올려놓고 시간만 오래 걸린다면 무슨 의미인가요?
몇일후 24점 짜리와 다시한번 붙었습니다.
내가 말했죠.
"나는 20점이 맞는다고 생각하니까 혹시 내가 짜다고 생각이 드시거든 같이 20점을 놓고 쳐보시죠?"
"같은 점수를 놓는게 맞을거 같아요. "
그는 나와 같은 20점을 놓고 당구를 시작했지만 1시간 5분만에 내가 또 이겼네요.
그는 또다시 투덜거립니다.
고수라는 사람이 자신이 졌다고 투덜거린다면 그건 매너가 아니지요.
고수가 무조건 이겨야 한다면 하수들은 고수와 게임을 안하겠지요.
아뭏든 여기는 놀러올곳이 못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장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당구수만 높다고 좋은건 아니지요. 에버리지 0.5도 안나오는 사람들이 24점 이상을 놓는다는 자체가 잘못된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