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철 안에서 논쟁이 되었던 사연을 쓰려고 합니다.
신설동에서 우이동을 운행하는 경전철 안에서 발생한 일인데요.
전철 안은 서있는 사람들이 한칸에 10여명 정도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문제는 한 중년남성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으면서 시작되었지요.
이를 본 다른 중년남성이 말을 하더군요.
"여기는 임산부를 배려하는 자리이므로 앉으면 안됩니다. 일어나세요."
그러자 앉아있던 남성이 말을 합니다.
"어차피 빈자리인데 좀 앉아서 가면 어떱니까? 임산부가 오면 일어나지요."
"그 자리는 비워둠으로써 빛나는 자리입니다. 이렇게 앉아버리면 자리의 뜻이 없지요."
"나도 몸이 불편해서 그러니까 이해좀 해주세요."
"몸이 아무리 불편해도 거기는 앉으면 안됩니다. 임산부가 앉아 있다고 생각하시고 일어나세요."
"아참.. 아저씨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합니까?"
여기서 언성이 좀 높아졌고, 대부분의 사람들 시선이 그곳으로 모였지요."
"다른사람들한테 물어보세요. 거기에 앉아도 되는지."
하긴 나도 그 자리에 앉아본적은 없습니다.
임산부 배려석은 좀 그렇고.. 경로석은 때때로 몸이 불편하거나 힘들때 앉고 싶다는 생각을 한적은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앉고 보니 마음이 편하지가 않더군요.
두 사람의 말이 모두 틀린말은 아니라고 생각이 드네요.
어차피 비어 있는 자리라면 누군가 앉아서 간들 문제가 되겠습니까?
그러나 비워둠으로 빛나는 자리라고 표현이 된 만큼 비워두는것도 나쁘진 않겠지요.
요즘 노인들이 많은 세상이고 보니 경로석도 따로 정해져 있고..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만 해도 경로석이니 임산부 배려석이니 하는 자리는 없었습니다.
그때는 어르신이나 임산부가 타면 당연히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걸로 알았거든요.
그러나 요즘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을 보는건 그리 쉽지 않습니다.
수많은 노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다가는 젊은 사람들은 자리에 앉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성신여대역에서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자리가 생겼으니 저쪽에 앉으시지요? 여기는 비워 두시고.."
"아니 당신이 뭔데 나한테 자꾸 시비를 거는 거냐고?"
이제는 도리를 지나쳐 자존심 싸움이 된듯 싶습니다.
다음역에서 내려야 하는 저는 더이상의 대화는 듣지 못했습니다.
어차피 종착역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큰 싸움은 나지 않겠지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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