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내가 사랑하는 자동차

전통활법 2018. 3. 7. 23:47

나에게는 노란색 12인승 승합차가 있습니다.

예전에 체육관을 운영할때 구입한 것이지요.

그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10년동안 중고차만 운전하다가 처음으로 새차를 샀으니까요.

동네 골목을 다니면서 관원생들을 태우서 데려 오고, 또 운동이 끝나면 집으로 데려다 주었던 차입니다.


차를 구입하고는 매일 세차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달쯤 지났을때 제자 녀석이 차를 빌려가서는 옆문을 긁어 가지고 돌아 왔을때는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12인승 승합차는 여러가지로 좋았습니다.

일단 키가 큰 제가 쉽게 타고 내릴수 있어서 좋았고, 길을 가다 피곤하면 뒷자석의 의자를 펴서 침대를 만들고는 잠시 눈을 붙이기도 했었구요, 승용차에 비해서 시야가 넓은 덕에 끼어들기도 쉬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에 대한 애정이 식어갔습니다.

세차도 안하게되고 차 천장은 담배연기로 누렇게 물들었습니다.

담배연기를 지워준다는 스팀세차를 하면서 담배를 끊어보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체육관을 접으면서 차량 지입을 했을때가 생각납니다.

아침에 학교 가는 학생들을 데려다주고, 유치원생들을 유치원으로 데려다주고 한 잠 자다가 수업을 마친 원생들을 다시 집으로 데려다주고는 수학학원 원생들을 매 시간마다 데리고 다녔었지요.

이때가 가장 많이 차와 함께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3일에 두번씩 기름을 넣을 정도였으니까요..


차를 운전하면서 정말 많은곳을 다녔던것 같습니다.

어느날인가 어머니를 모시고 양주에 있는 절을 가는데, 갑자기 앞바퀴에서 연기가 났습니다.

혼자서 운전을 했다면 그냥 끌고서는 카센타까지 갔을텐데, 어머니가 타고 계셨으니 그럴수는 없었지요.

차에서 내리게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천천히 운전을 했습니다.

그날은 겁이 나기도 해서 시속 40Km 정도로 양주에서 집까지 왔네요.


단골 카센타에 가서 상담을 했더니 견적이 120만원이 나왔습니다.

오래된 차라서 수리를 해야 하나, 폐차를 해야 하나 고민을 하면서 한동안 운전을 안했습니다.

카센타에서 말하기를 앞바퀴에 불이 날 수도 있는데, 가스차량이기 때문에 폭발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그런말을 듣고 어떻게 운전을 하겠습니까?

6개월 정도를 주차만 해놓다가 다른 카센타를 가봤습니다.

앞바퀴쪽에 무엇이 고장 나던지 간에 견적이 100만원 이상 나오는 법은 없다고 합니다.

또한 차가 그렇게 쉽게 폭발하는것이 아니므로 운전하고 다니라고 합니다.


내 차는 1998년생입니다.

우리나라 나이로 21살이 되었네요.

사람으로 따지면 할아버지인 셈입니다.

이미 단종이 되었구요.. 때로는 부품을 구입하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지인들이 내 차를 폐차시키고 새 차를 구입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이 차가 너무나 좋습니다.

아직은 고속도로에서도 다른 차량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달릴수 있고, 원하는 음악을 들을수는 없지만 라디오도 잘 나옵니다.

어쩌다 다른 사람이 운전을 하게 되면 모두들 한마디씩 합니다.

"이 차 정말로 20년이 넘었어?"

"차량 관리를 정말 잘했네." 라고 말이지요.


앞으로 얼만큼의 시간을 나와 같이 할는지 모르지만, 나는 내 차를 사랑합니다.

언젠가 폐차를 하게 된다면 정말 슬플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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