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야기 3

벽에 기대선 남자

1998년 나는 향동동에서 태권도 사범생활을 했다. 향동동은 고양시에 속하면서도 전화는 서울 전화를 사용하는 동네였다. 한옥과 양옥이 반반 정도인 이곳은 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있었고, 비닐하우스에서 뭔가를 키우는 사람들도 있었던 이곳은 고양시가 발전을 할 때에도 군사지역이나 그린벨트지역으로 묶여 있었던 곳으로 기억된다. 동네에서 2층짜리 건물이 가장 높은 건물일 정도로 낙후된 동네였다. 오로지 태권도의 품새와 겨루기만 배웠던 아이들에게 내가 가면서 낙법, 덤블링, 봉술, 쌍절봉 등을 가르쳐 주자 나는 그야말로 TV속에서만 보았던 무술을 직접 가르치는 대단한 사범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어느 체육관에서나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운동 신경이 발달한 아이들이 몇몇 있었는데, 그 아이들을 중심으로 시범단을 만들어 ..

이형석 이야기 2022.04.18

낙산아파트의 유령들..

1. 1970년대 초 창신동 산6번지의 낙산에는 시민아파트라고도 하고 낙산아파트라고도 하는 4층짜리 아파트 28개동이 있었다. 각 동은 가운데 복도가 있었고, 복도 양쪽으로 5~6개의 집들이 있었으며 복도의 한 가운데 양쪽으로는 화장실이 있었는데 한가구당 한 개의 화장실을 사용했었다. 나는 어려서 잘 모르지만 낙산이 돌산이라서 돌을 깨뜨리기 위해 남포를 사용하였는데, 이때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잦은 사고로 인해 많이 죽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 3동이 위치한 자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런 사실을 모르던 우리 가족은 3동에 세를 들어 살게 되었다. 사실을 알았더라도 돈이 없던 시절에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시는 통행금지라는게 있어서 밤 12시가 되면 길거리를 다닐수가 없었던..

이형석 이야기 2022.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