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눌림 2

체육관 귀신 1

1989년에 서울에서 합기도체육관을 개관했다. 합기도 포스터를 만들어 전봇대에 붙이고, 현수막을 걸고, 간판을 걸면서 몇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수련생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바빴던 시간이 조금 느슨해졌을 무렵 나는 체육관 바닥에 누워 있다가 가위에 눌렸다. 그것도 대낮에 말이다. 손과 발이 마비가 되는듯 싶더니 말도 나오지 않았다. 분명 꿈은 아니었다. 몸을 움직일 수 없고 말을 할 수 없으니 정말 난감했다. 체육관에는 나 혼자 밖에 없었으니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잠시후 어떤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는데, 분명 사람들이 대화를 하는 소리였다. 그러나 너무 빨라서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마치 녹음을 해놓고 속도를 빠르게 틀어 놓은 것과 같이 말이다. 나는 그 소리가 무슨 소린지 ..

이형석 이야기 2022.06.10

가위눌림

"난 요즘 자주 가위에 눌리네?" 한 친구의 이야깁니다. 이 친구는 얼마전 이별을 했는데, 아파트가 넓다면서 조그만 원룸에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옮긴 원룸에서 자주 가위가 눌린다고 하네요. 내가 한마디 했습니다. "잠잘 때 머리를 놓는 방향이 어디야?" "가만 있어봐... 음.. 북쪽일것 같은데?" "그러니까 가위에 눌리지.. 산 사람의 머리는 동쪽이나 남쪽에 놓고 자야 되는거야. 사람이 죽어서 입관을 할 때의 머리 방향이 서쪽이나 북쪽이거든.." "TV가 남쪽으로 있어서 머리를 남쪽으로 놓으면 불편한데.." "TV를 옮기던지, 침대를 옮기던지 해봐." "방이 좁아서 옮기는 것도 불편해." "어쨋건 머리 방향은 바꿔야 하고, 그리고나서 가위에 계속 눌리는지 지켜봐봐." 그 친구를 어제 다시 만..

낙서장 2020.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