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차를 운행중에 한 여자아이의 입에서 C8이란 욕이 튀어 나왔어.
그 아이가 나에게 젤리를 사달라고 했는데 운행중이고 준비해둔 젤리가 없어서 내일 사준다고 했지.
평소에 내가 젤리나 사탕을 준비해 두었다가 말을 잘듣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준다고 하거든.
큰소리로 악을 쓰거나 차량 안에서 자주 일어나거나 하는 아이들에게 조용히 입막음 하는데는 제일이야.
그런데 오늘은 준비를 안했거든.
젤리가 없다고 하니까 아이들이 떠들기 시작했어.
"이렇게 떠들면 내일도 젤리 안줄거야."
그러나 아이들에게 내일은 중요하지 않아.
당장 지금 없다는게 중요한거지.
내일이라는 말에 C8이란 말이 나온거야.
잠깐 정적이 흘렀어.
후사경으로 아이를 보니 아이도 조금은 후회하는듯이 보였어.
욕을 해서 혼나지 않을까 하는것 같았지.
이럴때 아이에게 혼을 내면 아이와 나와의 사이는 조금 멀어지게 되거든.
계속 친하게 지내면서 혼을 내주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어.
"ㅇㅇ아,"
그 아이는 대답도 안하고 눈치를 보는듯 했어.
스스로도 그게 나쁜말인줄은 아는거야.
"이렇게 귀엽고 예쁜 ㅇㅇ이가 그 예쁜 입으로 그런말을 하면 안되요."
내 말에 아이가 조금 웃더군.
그럼 끝난거야.
만약 한번 더 그런 욕을 한다면 그땐 인자한 모습이 아닌 화가 난 모습으로 말을 해야 하겠지.
"다음부터는 그런말 하기 없기~, 알았지?"
"....네."
그 후로는 그 아이의 입에서 욕설이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없었어.
2.
한 여자 아이가 나에게 물었어.
"차량선생님~."
"왜요?"
"차량선생님도 고추 있어요?"
순간 살짝 놀랐어.
고작 여섯살의 여자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잖아?
신체적으로 궁금한것도 많겠지만 그런 말이 나올줄 몰랐거든.
동승한 여자선생님의 얼굴이 붉어지더라구.
여자선생님도 순간 난처했겠지.
이럴때 내가 어렸을때처럼 "그런말 하는거 아니에요." 라고 말하면 안된다고 생각해.
나는 어떻게 대답을 할까 잠깐 망설이다 말했어.
"차량선생님은 고추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에이~, 있잖아요."
"ㅇㅇ이가 어떻게 알아요?"
"차량선생님은 남자잖아요."
"우와~, ㅇㅇ이 되게 똑똑한데? 그런것도 알아요? 정답!"
ㅇㅇ이는 자신이 똑똑하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졌나봐.
어린이들에게는 그냥 이정도 선에서 끝내주면 되는거야.
더이상의 설명은 아무리 장난이거나 농담이더라도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거든.
잘못하다가 성추행이 될 수도 있고 말이야.
아뭏튼 요즘 어린이들 정말 대단해.
순간순간 깜짝 놀랄때가 많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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