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20년 정도 연락하고 지내는 고객이 한 분 있어.
처음엔 고객으로 만났다가 형, 동생하는 사이가 됐어.
이 형님이 나에게 여러명의 고객을 소개시켜주기도 했어.
그런데 비용을 한번도 제대로 받은적이 없어.
항상 가격을 깎거든..
불경기 때에는 가격을 깎더라도 고맙게 느껴지는데, 고객이 많을때는 짜증이 나기도 해.
사람 마음이 참 간사스럽지?
5월 말경에 그 형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어.
새 고객을 한사람 모시고 오겠다는거야.
고맙다고 했지.
60대 중 후반의 여성분이었는데 식당일을 하고 있다는군.
일주일에 1회 밖에 시간을 낼 수가 없다고 해서 하지 말라고 했어.
나중에 관리 차원일때에는 주 1회도 가능하지만 처음부터 주1회는 별로 효과가 없거든.
그랬더니 시간을 내서 주2회는 오겠다고 하는거야.
그러면서 오늘은 금전적 준비가 안되었으니 일단 한 번만 하고 가겠다고 하더군.
"한 번으로는 아프기만 하고 좋아지는걸 느끼지 못해요. 한 번만 하실거라면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다음에 꼭 올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해주세요."
그래서 1회를 해줬더니 아주 기분이 좋다고 하더군.
"지금은 개운하실거에요. 하지만 내일이 되면 근육통으로 아플테니까 늦어도 4일 안에는 다시 오셔야 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꼭 오겠습니다."
그러나 그 여성은 오지 않았어.
그러던 중에 예전에 나에게 교정을 받았던 사람이 연락이 온거야.
"안녕하세요, 오랫만이네요?"
"네, 선생님 잘 계시죠?"
"그럼요, 근데 무슨일 있나요?"
"제가 근무하는 곳에서 같이 일하는 아주머니가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선생님에게 소개시켜드리려구요."
"아, 그래요? 고맙죠~"
"이 아주머니가 동묘역 쪽에서 얼마전에 교정을 받았나봐요."
순간 나에게 왔던 여성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어.
"근데 너무 아프다고 안간다고 해서요, 제가 선생님한테 가보라고 말하고 있었어요. 바꿔드릴테니까 통화 한 번 해보세요."
"네."
전화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분명 그 여성이었어.
그런데 그 여성은 전에 나에게 교정 받았다는걸 모르는 것 같았지.
나는 여성이 하는 말을 듣고는 기분이 상했어.
"제가 동묘역 쪽에서 교정을 한번 받았거든요. 그런데 너무 아픈거에요. 사람이 실력도 없는게 그런걸 한다고...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선생님은 어디서 하세요?"
"아주머니가 교정을 했던 곳이 여기에요. 제가 분명히 아플거라고, 1회를 받아서는 효과가 없으니까 애초에 하지 말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그런데 꼭 오겠다고 하고서는 오지도 않고, 안오실거면 안온다고 연락이라도 해줘야지.. 하지 말라는걸 해놓고서 나에게 이렇게 욕을 하면 안되죠."
여성은 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전화를 꺼버리더군.
나야말로 어이가 없었어.
20일이 지났을 무렵 형님에게서 전화가 왔어.
그 여성을 데리고 다시 온다는거야.
나에게 욕도 하고 그랬으니 어지 말라고 했는데 그냥 참고 해주라고 하더군.
여성을 기다리는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
참고 해야되나, 아니면 하지 말아야 하나...
"우리 식당 직원도 고쳐줬다면서요?"
"그랬죠, 오래 됐는데요?"
"지금도 안아프다고 선생님 자랑을 많이 하더라구요, 자기 어머니도 고쳐주셨다고.."
"아, 맞아요. 그사람 어머니도 오셨었어요."
그러더니 여성은 바로 교정 침대에 누워버리는 것이었어.
"잠시 이야기좀 하고 시작하죠."
여성이 다시 의자에 앉았지.
"지난번처럼 제 말을 듣지도 않고 그렇게 욕이나 하고 그러면 제가 못해드려요. 이번엔 확실히 열심히 하실건가요?"
"열심히 해야죠. 그런데 주1회 밖에 못와요."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잖아요? 주1회로는 효과가 없으니 하지 마시라고.."
"아니, 내가 해달라고 하면 그냥 해주면 되지, 아, 나도 이런데서 안해요."
갑자기 여성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가버렸어.
정말 어이가 없는 여성이네..
자기 몸을 만지는 사람에게 저렇게 대하면 나의 기분이 상한 상태에서 교정이 똑바로 되겠냐구?
중간에서 형님이 당황한것 같았어.
"내가 나가서 잘 달래서 다시 데리고 올게, 잠시 기다리고 있어봐."
"아니, 그냥 놔두세요."
"동생, 그러지말구 잠깐만 기다려."
형님은 여성을 따라 밖으로 나갔어.
15분 정도 지났는데 아무 연락이 없는거야.
그래서 내가 형님에게 전화를 했지.
"지금 어디 계세요?"
"어, 지금 집으로 가고 있어."
이런...
가면 간다고 말이나 해줄일이지..
형이나 여성이나 하는게 비슷하네..
저녁에 자리에 누워 잠시 생각했어.
내가 참고 봐주는게 옳았을까?
아니면 그냥 보낸게 잘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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