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법을 하다보면 어느순간 느낌이 올때가 있다.
필(feel)이라고 할수도 있고 어떤 기운이라고 할수도 있는데, 이게 참 매우 신기하기도 하다.
20년쯤 전의 이야기이다.
하루는 샾에 앉아 있는데 할머니 한분이 문을 열고 들어 오셨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 오시는 할머니를 보자마자 웬지 해서는 안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손님을 맞으면 진단부터 하는게 나의 순서인데, 그날은 진단을 하기가 싫었다.
먼저 할머니에게 연세를 물어보고 구궁수로 1년 운세를 보았는데, 5와 9의 숫자가 나온것으로 기억된다.
구궁수에서 5라는 숫자는 몸과 마음이 모두 피곤한 상태를 뜻하고, 9라는 숫자는 아주 나쁜 운세를 가르키기 때문에 할머니에게 주소를 물어서 할머니댁에서 샾의 방향이 어디가 되는지 보았는데 방향도 징파방이 나왔다.
징파방은 구설수, 다툼의 뜻이 담겨 있으므로 역시 좋은뜻은 아니었다.
할머니의 모습에서부터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구궁수나 방위에서도 좋은뜻이 없으니 거절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는 여기가 방향이 안좋아요. 좋은 방향으로 가셔야 몸이 좋아질수 있는데, 이곳은 좋은 방향이 아니니까 다른곳으로 가시는게 좋겠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해하시던 할머니는 방향이 나쁘다는 말에 좋은 방향은 어디냐고 물었고, 좋은 방향을 가르쳐 드렸다.
<나는 그런거 안믿으니까 그냥 봐줘.>라고 한다면 난감했을텐데 다행하게도 할머니는 내말을 믿고 댁으로 가셨다.
약 6개월 후에 등록된 전화번호로 할머니의 안부를 여쭈어보려고 연락을 드렸다.
아쉽게도 3개월 전쯤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병원이나 다른곳에서 치료를 받으셨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돌아가셨다는 말에 더이상 묻기가 어려웠다.
느낌이라는건 매우 중요하다.
그때 그 할머니를 내가 관리해드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