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창신동에 시민아파트가 생기기전 낙산 꼭대기에는 서낭당나무가 있었는데, 한아름으로 껴안을수 없는 굵은 나무에는 가지마다 빨간천, 노란천, 파란천들이 매달려 있었다. 어느날 동네 형과 함께 그곳에 갔었는데, 형은 서낭당 나무 주변에서 작은 성냥갑 만한 크기의 나무토막을 주워서는 나에게 말했다. "이 나무 너무 예쁘지 않니?" 내가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어느곳에도 쓸데가 없어서 누군가 버린듯한 나무토막일 뿐이었다. 형은 색종이와 풀을 사서는 나무토막에 노랑색, 빨강객, 파랑색의 색종이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집으로 가서는 나무토막을 어디엔가 잘 보관하고는 그 길로 집을 나가버렸다. 당시 형의 나이는 16~17세 정도였기에 집을 나간건 곧 가출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몇일후에 동네에서 놀다가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