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동에 사는 김현이네 집으로 갔다.
현이의 형 상태도 봐야 하고 현이에게 물어볼것들도 있어서이다.
아직은 활법을 배우는 중이지만 아는데 까지만 해 볼 생각이었다.
형님을 엎드라라고 하고는 흉추1번부터 척추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서 진단을 했다.
만약을 대비해서 여러번 반복해서 진단을 했다.
요추4번이 왼쪽으로 틀어진 느낌이다.
요추4번의 양 옆, 횡돌기쪽을 엄지손가락으로 번갈아 눌렀다.
이때 힘의 강도는 좌우가 비슷해야 한다.
"이렇게 누르면 오른쪽은 괜찮은데 왼쪽은 아프지요?"
"어, 그래. 왼쪽은 좀 아프네?"
"요추4번이 왼쪽으로 조금 빠져 있어서 그래요."
"대단하다. 어떻게 아픈곳을 손으로 만져서 알 수가 있냐?"
척추가 이탈이 되면 이탈된 방향쪽으로 통증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100%는 아니기 때문에 언제나 이탈된 쪽에 통증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아주 가끔은 반대쪽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니까.
요추의 변형이 있다면 골반에도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골반을 진단했더니 역시나 오른쪽이 상향되면서 뒤로 회전된 상태로 느껴진다.
골반의 오른쪽이 상향되었다면 오른쪽 다리가 짧은것처럼 보일것이다.
또한 오른쪽 다리가 왼쪽에 비해서 굵을테니까 오른발잡이일 것이고, 서있을때 오른발을 약간 뒤로 놓고 몸의 체중을 오른쪽 다리에 싣는것이 편한자세가 될것이다.
역시 예상은 맞았다.
오른쪽 다리가 짧아 보이고 오른발을 약간 뒤로 한 자세가 편하다고 한다.
이제 요추를 교정하기 위해서 요추 주변의 근육을 풀어야 한다.
근육도 오른쪽보다는 왼쪽이 딱딱하게 굳어 있다.
먼저 오른쪽 허리근육을 풀고, 왼쪽 허리근육을 나중에 풀어준다.
윽! 하는 형님의 짧은 비명소리가 들린다.
"너무 아프게 하는거 아니야?"
"그동안 근육을 부드럽게 관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근육이 주는 벌이라고 생각하세요."
오랫동안 굳어 있었을 근육을 빠르게 풀려고 하니 근육이 반항하는건 당연한 일이다.
근육을 풀고 나서 몸의 오른쪽이 땅에 닿도록 옆으로 누우라고 했다.
다행히도 요추4번은 왼쪽으로 틀어졌기에 내가 오른손으로 교정을 할 수 있었다.
오른쪽으로 변형되서 왼손으로 교정했다면 힘들었을수도 있었을텐데..
요추4번은 뚜둑 소리와 함께 한번에 교정이 되었다.
형님에게 다시 엎드리라고 하고는 요추4번의 양쪽 횡돌기쪽을 아까와 같이 엄지손가락으로 지긋이 눌러 보았다.
"아까 아팠던 곳인데 지금 안아프죠?"
"야, 진짜 신기하다. 진짜 안아픈데?"
그동안 스승님께 배운 기술로 친구의 형님을 한번에 고쳤으니 마음이 뿌듯하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나가자, 내가 술한잔 살게."
탁자에 앉아 현이와 형님, 셋이서 술잔이 돌아갔다.
현이도 활법에 대해서 조금 신기해 하는듯 보였다.
"남좌여우란 뜻에 대해서 알아?"
"조금은 알지."
"남좌여우의 내용이 음양오행과도 상관이 있을까?"
"당연하지, 동양사상은 음양오행이 아주 중요해, 음양오행은 한의학의 기초가 되기도 하지만 역학의 기초원리도 되지."
갑자기 예전에 운동 선배에게서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진정한 무도인이 되려면 자신이 연마하는 무술에 전문가가 되야 하고, 아픈사람을 고칠수 있는 활법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미래를 내다볼수 있는 역학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언젠가는 역학도 배워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좌여우와 음양오행의 연관성에 대해서 아는대로 좀 가르쳐 주라."
"그거 내용이 너무 많은데.."
"활법 스승님께 조금은 들었는데, 좀 더 알고 싶어서 그래."
"어떤거 들었어?"
"남자는 왼쪽이니까 세배를 할 때도 왼손이 올라가야 하고, 옷도 단추를 채웠을때 왼쪽 부분이 올라가고, 중풍이 올 때도 남자는 왼쪽 뇌의 이상으로 오른쪽으로 편마비가 온다는것, 결혼식장에서도 남자는 동쪽인 왼쪽으로 서야 한다는것, 그리고 죽은 사람에게는 반대로 작용한다는것 정도를 들었어. 물론 여자는 반대쪽이고.."
"많이 들었네, 그럼 손금이나 관상에서도 적용된다는건 알아?"
"모르는데?"
"손금을 볼 때는 남자는 왼손을 보고 여자는 오른손을 보지, 관상에서도 얼굴은 머리부터 턱선까지 가상의 정중앙선을 중심으로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을 본다고 해."
"손금은 왼손을 보면서 풀이를 하겠지만, 얼굴도 왼쪽만 보고 풀이를 한다는건가?"
"아니, 정중선을 중심으로 좌우를 비교한다고 알고 있어, 예를들어 두 눈을 비교할때 남자는 왼쪽눈이 큰 사람이 금전적으로 더 좋다고 풀이 하는걸로 알고 있어."
"그럼 작은쪽의 눈을 자꾸 크게 뜨려고 노력하면 달라지지 않을까?"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서 점술학에서 손금을 제일 낮게, 관상은 중간으로, 사주를 제일 높게 생각한다고 들은적이 있어."
"손금은 바뀐다고 하던데, 관상도 바뀔까?"
"성형수술 같은것도 있겠지, 얼굴을 바꾸면 팔자도 변한다고 들은적이 있거든."
"아하, 그럴지도 모르겠군, 언젠가 박정희대통령도 정권을 오래 잡기 위해서 손금을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
"어쨋든 점술학 쪽으로 본다면 사주는 변하지 않는 것이고, 손금이나 관상은 바꿀수 있기 때문에 인생에서의 약간의 변화는 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 물론 손금이나 얼굴을 고치면 천기(天氣)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인생의 마지막이 별로 안좋다고 하기는 해."
"하긴.. 얼굴의 점도 함부로 빼는게 아니라고 들었어."
"어떤 사람들은 결혼을 중심으로 남좌여우가 바뀐다고 말하기도 해, 손금이나 관상도 결혼 전에는 왼손을 보고, 결혼을 하면 오른손을 본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
"그게 맞는거야?"
"나도 모르지. 다만 결혼을 한다고 바뀐다면 남좌여우의 의미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럼 틀리다는거야?"
"그걸 알려면 전문적으로 공부를 해야 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