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 이야기

어머니 요양원 가시던 날 4

전통활법 2022. 10. 18. 11:51

작은누나네가 사업이 안풀리면서 빚을 지게 되었어.

어쩔수 없이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지.

어머니가 살던 집도 누나네 집이였거든.

작은누나가 집을 두 채 사가지고는 한 채는 누나 부부가 살고, 한 채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거야.

거기에 나도 어머니랑 같이 있었던 것이고..

집을 팔아서 빚을 갚고 나면 나머지 돈으로 집을 두 채 사기는 어려웠어.

그렇다고 월세로 갈 수는 없는것이고, 전세나 집값이나 별 차이가 없으니 집을 사긴 해야겠지.

누나들과 형들이 매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집을 알아봤지만 일단 서울에서는 불가능했어.

서울을 단시간에 올 수 있는 서울근교를 알아봤지만 서울하고 별 차이가 없더라고..

집이 팔리고 이사를 하게 되면 어머니를 어떡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지.

이사를 가는 곳에서 어머니가 적응을 한다는 것도 쉬운일은 아니고, 일을 하기 위해 서울로 나오려면 어머니와 같이 있어야 하는 형제들도 쉽지는 않겠지.

집은 3월 2일에 새사람이 오기로 했어.

우리는 3월1일 전에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고..

 

결국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기로 하고 그에 대한 서류 준비를 했어.

나는 반대하고 싶었지만 그럴수가 없었어.

나 역시 어머니께 화내고 짜증내고 하면서 반대를 한다는건 어불성설같았지.

2월 24일로 날짜가 잡히고 모든 형제들이 모였어.

내 12인승 봉고차에 모두 타고 요양원으로 향했지.

나는 저녁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모셔다 드리기만 하고 바로 돌아와야 했어.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 모습일거라는 생각에 눈물이 흐르더군.

차를 한쪽에 세우고는 한참 울었어.

반대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자식들 중에서 누구 하나가 침대에 누워서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머니는 그 자식을 어디에다 맡길 것인가?

절대로 안맡길거야.

자식을 보낼 생각이라면 젊으셨을때 그 많은 고생을 하면서도 일곱남매를 키우셨겠냐고..

그런데 자식이 일곱이나 있으면서 어머니 한 분을 요양원에 모신다는게 말이 되냐구?

어머니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힘으로는 어쩔수 없었어.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어머니 생각에 마음이 아팠어.

그곳에서 자식들 이름을 부르면서 찾지는 않을까..

소리 지르고 말을 안듣는다고 구박을 받지는 않을까..

그런곳에 가면 일단 수면제를 먹여서 잠을 자게 만든다는데..

밥을 달란다고 아무때나 밥도 주지는 않을텐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아르바이트가 끝났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참 슬프더라구.

이젠 집에 가도 아무도 없겠지.

집이 매우 쓸쓸하고 허전할거야..

아파트 밖에 서서 들어갈까 말까 생각하다가 집 쪽을 바라보니 방에 불이 켜져 있더라구.

누나들이 와서 집 정리를 하나봐.

어머니를 보냈으니 어머니 물건들을 정리해야겠지.

어디가서 술이나 한 잔 하고 들어갈까 하다가 그냥 집으로 들어갔어.

방에 들어가니 어머니가 계시는거야.

깜짝 놀랐지.

"어떻게 된거에요?"

작은누나가 대답을 해주셨어.

"거기 가서 등록을 하는데 서류가 하나 빠졌다고 한 30분 정도면 다녀올수 있다면서 가져 오라는거야. 그래서 형들은 남아 있고 내가 갔다오려 했는데 원장이 그러더구나, 어머니가 빨리 적응을 하셔야 하니까 모두 다 같이 다녀 오라구.. 그래서 모두 같이 다녀오는데 40분 정도 걸렸어. 다녀오니까 엄마는 화가 나 있었고 원장이 말하길 자기네들은 못 모시겠다고 하면서 모시고 가라고 하더라구. 어머니가 워낙 심하게 반항을 해서 잠시 침대에 묶어 놨었대."

나는 어머니를 바라보았는데 멍하니 앉아계셨어.

누나는 계속 말을 했지.

"그런데 엄마가 반항을 하니까 거기서 엄마 머리채를 잡고 흔든것 같아. 이건 그냥 내 생각인데.. 엄마가 집으로 와서는 자꾸 바닥에서 두손으로 뭔가를 끌어 모으는거야. 마치 빠진 머리카락을 확인하는것처럼 말이야. 우리가 너무 힘든 나머지 잘못 생각한것 같아. 엄마를 그런데 보내면 안되겠어."

누나는 눈시울을 적시며 이야기 했어.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갔어.

"밤이 깊었다. 자고 내일 다시 올게."

 

어머니는 잠을 이루지 못하셨어.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는지 방에서 대변을 보시더라구.

언제 다시 쫒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식들 말도 듣지 않고 화만 내셨지.

상태가 순간적으로 엄청 진행된것 같았어.

다음날 누나들이랑 형들이 와서 이야기 했어.

두번다시 그런곳에 보내지 말자고..

어머니 성격에 얼마나 무섭고 힘드셨겠냐고..

자식들이 일곱이나 되는데 그런델 왜 보내야 하냐구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