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 이야기

활법 이야기 64

전통활법 2022. 9. 21. 11:47

오랫만에 활법 선배를 만났다.

"활법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나?"

"열심히 하려곤 하는데 잘 안되네요."

"어떤점이 어렵지?"

"공부할건 너무 많은데 자료가 없어요. 예를들어서 골격근을 보면 광배근이니 승모근이니 하는 것들은 알겠는데, 속근육으로 들어갈수록 어느 근육이 먼저있고 어느 근육이 속에 있는건지를 모르겠어요."

"그래, 그런게 아주 자세히 나와 있는 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거야. 궁금한거 있으면 말해봐. 내가 아는대로 가르쳐 줄테니.."

"정말요?"

"그래, 우리나라 원로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지식을 공유하지 않는다는게 문제야. 나는 아는대로 알려줄테니까 나중에 내가 모르는 부분을 알게 되거든 나에게도 알려주길 바래."

"감사합니다."

"활법에서 주로 다루는 근육은 등과 허리근육들이지, 가슴과 복부의 근육들도 알아야 하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먼저 등과 허리에 대해서 피부 뒤에서부터 설명을 할테니 잘 들어봐. 필기를 해도 좋고.."

"알겠습니다."

선배는 여러장의 근육에 대한 그림을 펼쳐 놓는다.

"먼저 척추를 중심으로 골격근은 좌우 대칭되어 있다는건 알지? 척추를 가로지르는 근육이 없다는것도.."

"네."

"따라서 척추를 중심으로 어느 한쪽의 근육만 알면 양쪽 모두를 아는것과 같은거야."

"네."

"피부에 대해서 말해봐."

"피부란 우리 몸의 전신에 분포하고 있고, 우리 몸의 근육과 기관을 덮어 보호하는 상피조직으로 표피, 진피, 피하지방으로 나뉘죠. 피부는 외부환경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고 체온을 조절하며 감각을 느낄수 있게 합니다."

"또?"

"피부는 성인 몸무게의 약 7%를 차지하고, 평균적인 두께는 약 1.5mm이지만 발바닥이나 손바닥은 피부중 가장 두꺼운 부분이고, 눈꺼풀, 고막, 외음부는 가장 얇은 부분입니다. 표피는 피부의 가장 표면에 위치하여 각질을 생성하고 피부를 보홓는 역할을 하구요, 진피는 표피 아래 존재하는 조직으로 한선, 피지선, 모낭, 혈관, 림프관, 신경, 근육 등이 포함되어 있지요. 피하조직은 진피의 아래층에 존재하는 부분으로 지방조직을 저장하고 충격완화작용, 체온조절작용을 합니다. 피부에는 감각수용체가 있어서 촉각, 압각, 온각, 통각에 반응을 하며 특히 손바닥, 발바닥, 입술은 감각수용체가 밀집되어 있어서 감각에 예민한 부분입니다."

"그래, 또 자외선의 영향을 받으면 프로비타민D를 비타민D로 전환시키기도 하고, 미용기능과 내부 장기의 이상징후를 표현하기도 하지. 완전 백과사전이구만? 공부 많이 했네."

"감사합니다."

"피부 뒤로 가장 먼저 나타나는 근육이 승모근이야. 등세모근이라고도 하지. 승모근은 뒤통수뼈에서부터 척추의 아래등뼈까지 세로로 이어지고, 측면으로는 어깨뼈까지 이어지지. 어깨뼈를 움직이며 팔을 지탱하네. 승모근의 수축은 두 가지의 효과가 있는데 척추 기시점이 안정되면 견갑골을 움직이고, 견갑골이 안정되면 척추를 움직이지. 어깨에는 어깨세모근이라고 하는 삼각근이 있고, 승모근을 제거하면 광배근이라고 하는 넓은등근이 있다네. 광배근의 위쪽 일부는 승모근이 덮고 있다고 봐야겠지. 광배근은 신전, 내전, 수평외전, 수평신장을 할 수 있고 어깨관절의 내회전을 담당하기도 해. 턱걸이 운동 중 하강시 견갑골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친다네."

"그렇군요."

"빨간 동그라미 부분은 견갑거근이라고 하는 견갑올림근이야. 말 그대로 견갑골을 들어 올리는데 사용되는 근육이지. 파란 부분은 소능형근인 작은마름근이고 녹색 부분은 대능형근인 큰마름근이야. 이 두 근육을 합해서 그냥 능형근, 혹은 마름근이라고 부르기도 해. 승모근으로 덮여 있어서 바깥쪽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어깨뼈를 움직이는데 관여하지. 능형근 뒤로 상후거근이라고 하는 위뒤톱니근이 있어. 빨간 동그라미 부분이야. 상후거근은 둘째부터 다섯번째까지의 갈비뼈를 들어 올리지. 이를 통해서 깊은 호흡을 돕는 호흡보조근육 역할을 하는거야."

"네.."

"파란 부분은 하후거근인 아래뒤톱니근이지. 하후거근은 몸통을 회전시키고 뻗는 작용을 돕기 위해 아래쪽 갈비뼈를 뒤아래쪽으로 당기는데 이렇게 갈비뼈를 움직이면서 폐에서 공기를 흡입하고 강제로 내뿜는데 기여하는 호흡보조근육 역할을 한다네.

상후거근 뒤로 후사각근인 뒤목갈비근이 있어. 빨간색 동그라미가 보이지? 후사각근은 둘째 갈비뼈를 들어 올리고 목을 같은 쪽으로 기울이는 작용을 해. 하얀색 부분은 경장늑근인 목엉덩갈비근, 파란 부분은 흉장늑근인 등엉덩갈비근, 녹색 부분은 요장늑근이라고 하는 허리엉덩갈비근이야. 이 세 근육을 합쳐서 장늑근이라고 하지. 우리말로는 엉덩갈비근이 되겠지? 척추를 같은쪽 옆쪽으로 움직여주는 역할을 하지. 양쪽 장늑근이 동시에 작용하면 척추를 곧게 펼 수가 있는거야."

"이 근육이 척주기립근인가요?"

"기립근에 대해선 조금 있다 말해줄게."

"네."

"검정색 부분은 극상근이라고 하는 가시위근이고 하늘색 부분은 극하근이라고 하는 가시아래근이야. 극상근은 삼각근과 함께 팔을 외전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팔을 벌릴 때 15도 이하의 좁은 범위에서는 극상근이 주동근으로 작용하고 15도 이상일 때는 삼각근이 주동근으로 작용하지.  극하근은 어깨를 외회전 할 수 있는 근육이야. 팔이 고정된 상태에서 견갑골의 하각을 내전시키지. 그리고 견갑골, 날개뼈라고도 하지? 견갑골 안쪽에 붙어서 등쪽에서는 보이지 않는 근육이 있는데 견갑하근이라고 하는 어깨밑근이야. 위팔을 안쪽으로 돌리고 어깨관절이 안정되도록 돕는 근육이지."

"견갑하근 같은 경우엔 어떻게 풀 수가 있어요?"

"글쎄, 직접적인 방법은 없을걸? 견갑골을 풀면 간접적이지만 효과는 있지 않을까? 그리고 위팔을 안쪽으로 돌리면서 근육이완운동 정도는 가능할것 같은데?"

"그렇군요."

"다음 그림에서 빨간색 부분이 대원근이야. 큰원근이라고도 하지. 대원근은 위팔의 내회전 기능과 내정 기능을 하지. 광배근이 들여올려진 상완골을 아래로, 그리고 등 뒤로 견인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네. 검정색 부분은 경최장근인 목가장긴근이야. 파란 부분이 흉최장근인 등가장긴근이지. 합쳐서 그냥 최장근, 혹은 가장긴근이라고 해. 장늑근과 같은 역할을 한다네. 척추를 가쪽으로 굽히게 한다던가 양쪽 모두를 동시에 작용하면 척추를 곧게 펼 수가 있는거지. 녹색 부분은 내복사근이라고 하는 속빗근이야. 내복사근은 복대처럼 몸통을 가로질러 복부와 허리를 안정화 시켜주는 근육이지. 또 다음 그림에서 빨간 부분은 소원근이라고 하는 작은원근이야. 뒷쪽의 삼각근과 함께 위팔의 외회전과 내전을 시키는데 작용하지. 파란 부분은 두판상근인 머리널판근인데 목을 돌리고 젖히는데 사용되는거야. 녹색 부분은 경판상근인 목널판근, 역시 목을 뒤로 젖히고 돌리는데 사용되고, 검정 부분은 흉극근이라고 하는 등가시근이야. 척추를 지지하고 옆으로 굽히는데 사용되고, 밤색 부분은 전거근인 앞톱니근이지. 가슴우리를 둘러싼 어깨뼈를 앞으로 당기는데 필수적으로 사용되지. 하늘색 부분은 복횡근인 배가로근이야. 복근 내측에 위치한 이 근육의 작용으로 배 안의 압력이 높게 되며 숨을 내쉬게 된다구. 회색 부분은 중사각근인 중간목갈비근이야. 중사각근은 첫째 갈비뼈를 올려서 가슴우리를 들어 올리고 목을 중사각근 쪽으로 굽히는 역할을 하지."

"근육이 굉장히 많네요?"

"그래, 조금만 더 하자구. 빨간 부분은 두반극근인 머리반가시근으로 위쪽의 등뼈와 아래쪽 목뼈에서 일어나 뒤통수뼈에 붙는 근육인데 머리를 뒤로 젖히고 돌리는데 작용하지. 파란 부분은 흉반극근인 등반가시근으로 아래쪽 등뼈의 횡돌기에서 일어나 위쪽 등뼈와 아래쪽 목뼈 횡돌기에 붙는 근육이야. 척주를 펴는 작용을 한다네.  녹색 부분은 외늑간근이라고 하는 바깥사이갈비근이지.  다음 그림을 봐봐. 빨간 부분은 다열근이라고 하는 뭇갈래근. 이 근육은 척추뼈의 횡돌기와 극돌기 사이에 붙는 시가지 근육 중에서 가운데에 위치한 근육인데 위치에 따라 경다열근, 흉다열근, 요다열근으로 부른다네. 우리말로 하면 목뭇갈래근, 등뭇갈래근, 허리뭇갈래근이라고 할 수 있겠지. 파란 부분은 내늑간근인 속갈비사이근이야. 아까 외늑간근을 봤지?"

"네."

"늑간근 혹은 갈비사이근은 갈비뼈 사이에 위치한 여러 근육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어. 외늑간근(바깥갈비사이근), 내늑간근(속갈비사이근), 최내늑간근(맨속갈비사이근)을 말하는데 등뼈와 갈비뼈 복장뼈로 구성된 뼈의 집합체를 가슴우리 혹은 흉곽이라고 하는건 알지?"

"네."

"외늑간근이 수축하여 가슴안인 흉강이 넓어질 때 공기가 폐에 흡입되는 것이고 내늑간근이 수축하여 가슴안이 좁아질 때 공기는 폐에서 밀려나가는거야. 이 운동이 주체가 되어 호흡이 일어날 때를 흉식호흡이라고 하는데 여성이나 어린아이의 경우 흉식호흡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고 해. 흔히 `어깨로 숨을 쉰다`고 표현하는게 흉식호흡이지."

"아, 그렇군요."

"녹색 부분은 요방형근인 허리네모근이야. 허리 통증의 대부분이 요방형근 때문일 때가 많아."

"왜 그런건가요?"

"장요근에 문제가 생겨도 허리에 통증이 오지만 요방형근은 장골과 허리뼈에서 일어나서 열두번째 갈비뼈와 위쪽 허리뼈에 닿기 때문에 골반의 상향변형이 나타나는 원인이 되는거야. 골반이 변형되면 요추인 허리뼈도 변형이 되니까 당연히 허리에 통증이 생기겠지."

"아~,"

"검정 부분은 횡격막이야 우리말로는 가로막이라고 하지. 보통 횡경막이라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 표현이고 횡격막이 맞는 말이야. 가슴과 배 사이에 있는 근육으로 이루어진 막으로 수축과 이완에 따라 위아래로 운동을 하며 폐의 호흡 작용을 돕고 있지."

"횡격막이 잘못되면 딸꾹질이 나온다면서요?"

"그래, 딸꾹질은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횡격막 근육과 갈비뼈 사이의 근육이 반복적으로 수축하면서 숨을 쉬려고 할 때 성대가 닫히면서 소리가 나는 증상을 말하는건데 대부분은 금방 좋아지지만 오랫동안 증상이 계속 되면 모든게 불편해지겠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기도 해."

"딸꾹질이 오래 가는 경우도 있어요?"

"한달 넘게 딸꾹질을 하는 사람도 있어."

"우와~"

"딸꾹질은 동맥 내에 이산화탄소가 적을수록 횟수가 많아지게 되지. 그러니까 숨을 몰아쉬면 이산화탄소가 줄어들어 딸꾹질을 많이 하게 되고, 숨을 참으면 이산화탄소가 늘어나서 딸꾹질이 줄어들게 되는거야."

"아~, 그런거군요."

"다음 그림을 봐봐 빨간 부분은 장회선근인 긴돌림근이야. 파란 부분은 단늑골거근인 짧은갈비올림근이고 녹색 부분은 장늑골거근인 긴갈비올림근이지. 갈비뼈를 받치는 열한 쌍의 근육으로 등뼈의 양쪽에서 부채처럼 펴지면서 갈비뼈의 바깥에 붙어 호흡 작용을 돕고 있지. 검정 부분은 최내늑간근인 맨속갈비사이근이야. 이 근육들을 걷어내면 뼈만 남는거지."

"참 많은 근육들이 있네요?"

"그래, 이 많은 근육들 중에는 아직 행동범위가 발견이 안된 부분도 있을거야. 아까 질문했던 척주기립근은 어떤 근육을 말하는걸까?"

"척추기립근이에요? 아니면 척주기립근이에요?"

"척주기립근이 맞아. 뼈 추(椎)자를 쓰지 않고 기둥 주(柱)자를 쓰는거지. 하지만 이것도 나중에는 척추기립근도 표준어로 바뀔지도 몰라. 복사뼈를 사람들이 하도 복숭아뼈라고 하니까 복숭아뼈도 표준어가 된 것 처럼 말이야."

"아까 말씀하셨던 장늑근인 엉덩갈비근을 척주기립근이라고 하는 건가요?"

"척주기립근, 즉 척주세움근은 최장근이라고 하는 가장긴근과 가시근, 엉덩갈비근의 근육 그룹을 일컫는 용어야. 가시근은 흉극근, 두반극근, 흉반극근 등이 있고, 엉덩갈비근은 목엉덩갈비근, 등엉덩갈비근, 허리엉덩갈비근이 있어. 즉 경장늑근, 흉장늑근, 요장늑근이 되겠지? 이 모든 근육들을 통틀어 척주기립근이라고 하는거야."

"척주기립근이 한 개의 근육이 아니군요?"

"그렇지. 또 한가지, 오십견으로 어깨가 아프면 병원에서 회전근개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회전근개는 어떤 근육이겠어?"

"어깨를 회전시키는데 필요한 근육이겠죠. 이것도 한 개의 근육이 아닌가봐요?"

"그래, 회전근개는 극상근인 가시위근, 극하근인 가시아래근, 소원근인 작은원근, 그리고 견갑하근인 어깨밑근. 이 네가지의 근육을 합쳐서 부르는 이름이야."

"아~."

"자, 오늘은 이정도 하고, 다음에 언제 시간되나? 다른 부분도 알아야지?"

"저야 감사하죠. 선배님 시간에 맞출게요."

"아니야, 나는 지금 자유로운 사람이잖아? 자네는 체육관 아이들도 가르쳐야 되고... 그러니까 시간을 말해봐."

"오후7시 정도면 모든게 끝나요."

"그러면 오후8시 정도에 만나면 되겠네? 다음에 만나면 공부 끝나고 소주나 한잔 하지?"

"네, 제가 사겠습니다."

"아니야, 술은 누가 사면 어때, 즐겁게 만나서 즐겁게 마시면 되는거지.."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