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법이야기 58
중풍으로 혼자 거동도 못하는 사람을 스승님이 걷게 해준것이 생각이 나서 스승님께 찾아 갔다.
"그 아가씬 잘 돌려 보냈어?"
"네."
"활법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도와준다는건 좋은 일이야. 하지만 먼저 상태를 확인하고 내가 할 수 있는건지를 파악하고 나서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될때 고객의 동의를 얻어서 해줘야지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조건 고쳐주겠다고 하는건 잘못하는거야."
"네."
"이번일을 교훈 삼아서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도록 해."
"알겠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일로 왔어?"
"저한테도 중풍을 고칠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배우고 싶습니다."
"그래? 너는 지금 활법에 대한 초보자 수준이고, 이건 고급 기술에 속하는데?"
"아직은 배울 단계가 안되었다는 말씀입니까?"
"그렇기도 하고... 아직은 활법에 대해서 많은 노력과 경험이 필요할때지. 무턱대고 중풍에 대한 기술을 알려 달라고 하지 말고 먼저 중풍에 걸린 사람을 만나보도록 해. 그리고 나서 질문을 해야지."
"알겠습니다."
나는 기술을 빨리 배우고 싶은 마음에 출장을 가는곳마다 고객들에게 물어봤다.
"혹시 주위에 중풍으로 고생하시는분 안계신가요?"
"왜요?"
"스승님에게 중풍을 고치는 기술을 배워야 하는데, 중풍인 사람을 만난 뒤에 찾아 오랍니다."
"그럼 치료비용은 어떻게 드려야 하나요?"
"아직은 제가 배우는 단계니까 치료비를 받을수는 없구요, 그냥 공부 차원에서 저에게 기회가 온다면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아는분이 중풍이긴 한데, 잠실에 사시거든요."
"저좀 소개시켜 주십시오. 돈은 필요 없구요, 제가 매일 가서 해드린다고 해주시면 됩니다."
"그럼 그분 입장에서도 좋아하시겠는데요?"
"감사합니다."
나는 벌써 중풍에 대한 기술을 배운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스승님께 열심히 배워서 반드시 좋아지도록 만들어야지..
즐거운 마음으로 스승님을 찾아갔다.
"중풍인 할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넌 아무것도 안하고 답만 바라면 되겠어? 일단 니가 아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한 달 동안 치료해보고 다시 와봐."
큰 기대를 하고 찾아갔지만 스승님께서는 쉽게 답을 주지 않았다.
하긴 아무 노력도 안하고 배우려고 했던 것이 조금은 미안하기도 했기에 혼자서 해보기로 생각했다.
중풍은 경추1번의 이상이므로 우선 경추1번이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해야겠고, 근육의 뭉침이 있다면 풀어줘야 할 것이고... 아, 현재 상태가 어떤지 먼저 체크를 해야겠지.. 중풍의 증상이 편마비가 오거나 구안와사가 오고나 말이 어눌하거나 혹은 침을 흘리거나 하는 것이니까 그런걸 먼저 확인해보고 나서 진단을 해야겠구나..
근육의 뭉침은 풀어주면 되는데, 구안와사는 어떻게 해야하나? 만약 입이 오른쪽으로 돌아갔다면 오른쪽 얼굴 근육들을 풀어줘야 하는건가? 편마비로 한쪽을 전혀 못쓴다고 하면 근육만 풀어서는 안될텐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까..
혼자서 여러가지 상상을 해보았지만 기대할만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여전히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잠실로 향했다.
중풍인 할머니는 생각보다 젊어 보였는데, 조금은 뚱뚱한 키 작은 분이었다.
"내가 몸이 불편해서.. 이쪽으로 오세요."
할머니는 방 안에 앉은 상태로 나를 맞으셨다.
말씀도 어눌하지 않았고 침을 흘리는건 더더욱 아니었다.
구안와사는 없어 보였고 단지 한쪽 팔다리에 느낌이 없다는것. 중풍이 시작된 것은 대략 2년 정도 되셨단다.
남좌여우라더니 역시 할머니는 왼쪽 팔다리에 마비가 온것이었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중풍은 남자의 경우 왼쪽 뇌에, 여자의 경우엔 오른쪽 뇌에 이상이 생겨서 그와는 반대쪽인 남자는 오른쪽 팔다리에, 여자는 왼쪽 팔다리에 마비가 온다고 알고 있다.
왼쪽 다리를 눌러보고 살짝 꼬집어 봤지만 아무런 느낌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경추1번은 약간 오른쪽으로 틀어진듯 했고, 목근육은 상당히 굳어 있었다.
엎드리게 하고는 등부터 풀기 시작했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근육을 풀면서 어디가 더 굳어 있는지 세밀하게 관찰해야겠다.
오른쪽 등에서 오른쪽 허리쪽으로 내려가면서 근육을 푼다.
골반능을 풀고, 엉치쪽 근육을 푼 다음 오른쪽을 푼 것처럼 왼쪽도 풀어준다.
역시 오른쪽을 풀때에는 조금 아파 하더니 왼쪽을 풀때는 별로 아픈 표정이 없다.
왼쪽 팔과 다리를 풀때에도 아무런 표정은 없지만 그래도 풀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똑바로 눕게 하고는 복부를 살펴본다.
아랫배까지를 9등분해서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본다.
중앙을 눌렀을때 아픈 표정을 짓는다.
뱃속에 뭔가 딱딱한게 뭉쳐져 있는 느낌이다.
배의 중앙은 소장을 말해주는데, 이렇게 딱딱한게 느껴진다면 변비를 의심해봐야 한다.
"혹시 변비가 있나요?"
"네, 변을 보기가 쉽지 않네요."
역시 변비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뱃속의 딱딱함을 제거해주면 끝이다.
물론 손가락으로 누른 상태로 비비거나 원을 그리면서 풀어주면 된다.
한번에 되지는 않겠지만 대략 10회 안에는 해결이 될 것이다.
단전혈을 손바닥으로 살짝 비비듯이 풀어주고 나서 숨을 크게 쉬라고 말한다.
이때 나도 같이 숨을 소리내면서 길게 들여마시고 내쉬는걸 반복하면 상대방도 나의 호흡에 맞춰 따라하게 된다.
숨을 내쉴때 손바닥으로 단전을 지그시 눌러주고, 숨을 들여마실땐 손바닥에 힘을 빼주는 동작을 5~6회 반복한다.
마지막 동작에서 숨을 내쉴때 손바닥으로 단전을 지그시 누른 상태에서 숨을 멈추면서 배에 힘을 주라고 한뒤 순간적으로 단전을 강하게 눌러준다.
이 동작은 상대방이 배에 힘을 줌과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며, 힘을 주기 전에 누르거나 힘을 준뒤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누르면 효과가 없고, 특히 힘을 주기 전에 누르면 안되기 때문에 조심해서 일순간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 동작은 상대방의 기운이 너무 없을때 기운을 조금 넣어 주는 동작이다.
여러번 반복할 필요는 없고 1~2회 정도로 충분하다.
이렇게 매일 이 동작을 꾸준히 하면 약간의 기운이 생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