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 이야기

활법이야기 54

전통활법 2021. 12. 4. 12:03

어머니에게 핫팩을 깔고 누워계시라고 한 뒤에 잠시 생각했다.

요추4번이 왼쪽으로 측만된걸 어떤 방법으로 교정해야할까..

스승님께 배운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어떤 방법이 제일 효율적일까를 고민해봤다.

근육으로 덮힌, 그 속에 위치한 요추를 왼쪽에서 오른쪽을 향해 정상으로 밀어 넣을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은 없다.

어떤 방법으로 교정을 한다고 해도 요추는 측-전방으로 교정이 될것이다.

따라서 측-전방으로 교정을 한 후에 다시 후방으로 밀어주는 교정을 해야한다.

 

핫팩을 빼고 근육을 푼다.

어제보다는 좀 더 풀리기는 했지만 아직도 많이 굳어있다.

근육을 풀고 나서 척추를 중심으로 대각으로 손을 잡고 등과 허리근육을 신전한다.

일단 지압식으로 요추를 밀어보기로 했다.

한손은 왼쪽 골반능에 대고 발바닥 쪽을 향해 지긋이 밀어주면서 다른손의 엄지손가락을 이용해서 요추4번 척추를 오른쪽으로 지긋이 밀어준다.

이렇게 밀어주는 동작은 3초 정도를 하는데 호흡법과 같이 해줘야 한다.

어머니께 숨을 들여바시라고 하고는 자세를 잡는다.

다시 숨을 내쉬라고 하면서 이때 골반능을 밀면서 엄지손가락으로 척추뼈를 미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숨을 내쉴때 교정을 해야 하는건데, 교정을 받는 입장에서는 그 동작이 쉽지 않다.

숨이 계속적으로 내쉬어지는게 아니라 교정을 하는 순간은 숨도 멈추게 되는 것이다.

숨을 멈춘 상태에서 교정을 해도 나쁜건 없지만, 단지 숨을 내쉬는 과정에서 교정을 하면 더 좋다는 것이다.

만약 숨을 들여마시는 중에 교정을 한다면 교정이 잘 되지도 않지만 잘못될 가능성도 높다고 하니 호흡법이 중요하긴 하다.

이렇게 손가락으로 밀어주는 동작을 3~5회 정도 반복한다.

 

어머니를 똑바로 눕게 하고는 두 무릎을 세워서 가슴쪽으로 밀어본다.

자연스럽게 밀어지는 지점까지 밀어본다.

이때 두무릎이 가슴에 닿던 안닿던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냥 가슴쪽으로 밀어서 밀어지는곳 까지 민 후에 순간적으로 한뼘 정도 더 밀어준다는 생각으로 교정을 한다.

요추가 전방으로 변형되었을때의 방법이다.

척추교정을 하다보면 조금은 유연성도 좋아지는게 보인다.

아마도 근육을 풀어주고 여러가지 동작을 하기 때문일것이다.

 

 

아침에는 몸이 굳어 있기 때문에 적당한 몸풀기를 해야 한다.

어쩌면 아침 일찍 체육관에 나와서 몸풀기를 해서 근육만 부드러워져도 운동 효과는 보는 셈이다.

발차기 수련을 한다.

찍어차기와 옆차기가 구분이 안되는것을 보고 질문을 해본다.

"찍어차기와 옆차기의 다른점을 말해보세요."
조용하다.

아무도 질문에 답을 하는 사람이 없다.

"여러분들이 하는 옆차기와 찍어차기가 구분이 안가서 질문해봤어요."

여전히 말하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계속 이야기를 한다.

"찍어차기는 발을 들어서 허리를 돌리면서 발도 같이 돌아가면서 발등이나 앞꿈치로 차는 것이구요, 옆차기는 발을 들어서 허리를 먼저 돌리고 나서 발날로 차는 겁니다. 전혀 다른 거에요."

찍어차기는 태권도 용어로 앞돌려차기라고도 한다.

이처럼 태권도와 합기도는 발차기 용어도 다르다.

"발차기를 잘차고 못차고는 옆차기 한가지로 판명이 납니다. 옆차기를 잘 차는 사람치고 발차기 못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만큼 옆차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중요하기도 하다는 겁니다."

"그냥 편한대로 차면 안되나요?"

"안되죠, 그럴려면 운동을 수련할 필요가 없는거지요. 선배님들이 수련, 실전, 연구 등을 반복해서 가장 빠르면서 타격도 강한것으로 만들어 놓은게 지금의 방법이에요."

발차기가 끝나고 낙법을 시작한다.

낙법에는 전방낙법, 후방낙법, 측방낙법, 회전낙법, 고양이낙법 등이 있고, 이런걸 응용한 낙법들이 있다.

기본낙법은 유도에서의 낙법과 거의 동일하다.

"오늘은 전방낙법에 대해서 설명해줄게요."

나는 관원생들에게 한번씩 해보라고 한 뒤에 설명을 시작했다.

"전방낙법은 손에대해서는 손바닥에서 팔꿈치까지만, 발에 대해서는 앞꿈치만을 땅에 대고 나머지 부분은 땅에 닿으면 안되는 거죠. 혹시 팔에 힘이 없을때를 대비해서 얼굴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려줍니다. 정면을 보다가 땅에 처박을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땅에 떨어질때는 발보다 손이 먼저 떨어지거나 동시에 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태에서 점프를 한다면 어떨까요?"

나는 1m 이상 점프를 해서 전방낙법으로 땅에 떨어지는걸 시범으로 보여주었다.

관원생들이 놀란다.

이런걸 직접 보는건 처음일 것이다.

"이렇게 떨어진다면 정말 하나도 안다칠까요?  이게 매트리스가 아닌 아스팔트 위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해보세요."

"많이 다칠것 같은데요?"

"그렇겠죠? 많이 다친다면 굳이 낙법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아런 낙법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요?"

"......"

"잠깐 나와보세요."

관원생들을 데리고 체육관 밖으로 나갔다.

건물 밖은 아스팔트는 아니지만 시멘트 바닥이었다.

"이런데서 아까 그 낙법을 뛸수 있겠어요?"

"에이, 하지 마세요. 다쳐요."

"한번만 보여드릴테니 잘 보세요."

나는 점프를 하여 손바닥만을 땅에 집고, 이어서 발의 앞꿈치로 착지를 했다.

점프 높이는 아까와 비슷했지만 팔꿈치까지가 아닌 손바닥만 땅을 집는다는것이 다른점이다.

"이렇게 떨어지면 다칠 일이 없어요. 이런게 낙법입니다. 자 다시 체육관으로 들어가죠."

 

 

부녀회장님댁에는 회장님과 비슷해 보이는 연배의 아주머니가 한분 와 계셨는데 아마도 오늘부터 교정을 받고 싶다는분 같아 보였다.

"어느분 먼저 보실래요?"

"제가 먼저 할게요."

새로 오신 아주머니부터 보게 되었다.

진단 결과 회장님과 비슷한 상태였지만 목근육이 많이 굳어 있다는 점이 달랐다.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으신가봐요?"

"네, 요즘 걱정거리가 좀 있어서요."

"여기 회장님하고 비슷하기는 한데, 목이 좀 더 많이 굳어 있어서요.."

"스트레스가 많으면 목이 굳나보죠?"

"네, 두통도 생기고, 기억력도 감퇴되고, 불면증도 생기고... 아주 심하면 중풍이 온다고도 하네요."

"어머, 중풍도요?"

"그렇다고 배웠어요. 하지만 중풍이 오려면 아주 심각할때 일꺼에요."

"그런데 왜 밤에는 더 아플까요? 낮에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낮에는 움직이느라고 못느끼는 걸가요? 밤에는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자니까 움직임이 덜해서 느끼는거라고 하던데, 그말이 맞나요?"

"그 말도 맞겠죠.. 하지만 음양의 법칙 때문에 더 아플거에요."

"음양의 원리가 뭔데요?"

"세상에는 음과 양이 존재한다고 한의학에서 말하죠. 밝음은 양이고 어두움은 음이죠. 그런데 몸으로 봐서는 건강한게 양이되고 아픈게 음이 될거에요. 양의 기운이 있으면 좀 더 건강하고, 음의 기운이 강하면 아픈거라고 들었어요."

"그래서요?"

"낮에는 밝으니까 양의 기운이 있어서 덜아픈거고, 밤에는 어두우니까 음의 기운이 있어서 더 아픈걸거에요."

"낮에도 아플때는요?"

"몸에 음의 기운이 강하게 있거나, 비가 오거나 흐린날이라면 음의 기운이 강할테니까 낮에도 아프겠죠."

"그럼 여름보다 겨울이 더 아프겠네요?"

"그러겠죠? 그리고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은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많이 안좋을거에요. 젊은사람과 다르게 몸에서 받아들이는 능력도 저하가 되어 있을테니까요."

"아~, 그런거군요."

"사람이 몸이 아프면 몸이 움츠려들잖아요? 그것도 자신도 모르게 음을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몸의 행동이라고 합니다."

"알것 같기도.. 모를것 같기도 하네요."

"저도 그래요. 아직은 배우는 단계라서 너무 많이 질문하면 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