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법 이야기 50
"뭐 한잔 드릴까요? 커피? 아니면 쥬스 드릴까요?"
"아무거나 주세요."
부녀회장님과 마주 앉아 커피를 마셨다.
"제 허리는 얼마나 걸릴까요?"
"글쎄요, 제가 배우기만 했지 누굴 치료하는건 처음이라서 얼마가 걸릴지는 모르겠어요."
"그럼 계산은 어떻게 해드리면 될까요?"
"계산은 무슨.. 제가 공부 차원에서 하는거니까 계산은 필요없어요."
"그래도 그건 아니죠."
"어쨋던 우선 허리부터 좀 보죠?"
"제가 어떡하면 되죠?"
"바닥에 엎드려서 손을 차렷하시고, 바닥에 턱을 대세요."
부녀회장님의 등 뒤에 앉아서 흉추부터 요추까지의 진단을 해본다.
등쪽의 근육은 오른쪽이 강하고, 허리쪽의 근육은 왼쪽이 강하다.
척추도 강한 근육쪽으로 조금 변형이 되어 있었다.
엄지손가락으로 골반능을 진단하여 골반의 상하변형과 회전변형이 있는지 살펴본다.
골반의 오른쪽이 조금 상향되어 있고, 역시 오른쪽이 뒤로 회전되어 있다.
두 다리를 살짝 들어서 신전을 시켜주다가 내려놓고는 양쪽의 뒤꿈치를 비교한다.
오른쪽 다리가 조금 짧아 보인다.
골반의 오른쪽이 상향되었으니 오른쪽 다리가 짧게 보이는건 당연한 것이다.
부녀회장님을 바르게 누우라고 하고는 두 무릎을 세워 고관절의 변형이 있는지 살펴본다.
두 무릎을 자연스러운 범위에서 엉덩이 쪽으로 밀어 세워서 발가락의 위치를 같게 하고는 슬개골 아래쪽을 살펴본다.
이때 바깥쪽으로 밀려 나온 무릎쪽의 고관절에 이상이 있는 것이지만 부녀회장님의 고관절은 정상이었다.
다시 바르게 앉으라고 하고는 경추를 진단해본다.
두개골 바로 아래쪽의 근육이 아주 단단하다.
경추의 윗쪽은 왼쪽으로 변형이 되어 있었다.
"제가 볼때 요즘 두통이 좀 있을것 같구요, 식사하시면 소화도 잘 안될것 같구요, 만사가 좀 피곤하실듯 생각이 되요. 혹시 변비는 없나요?"
"어머, 어머 그런걸 어떻게 알아요? 맞아요, 요즘 피곤두 하구요, 몸에 기운도 없구요, 소화도 안되고 변비도 좀 있어요."
나의 답변에 부녀회장님이 신기하다면서 나를 바라봤지만, 나 역시 내가 이런 상태를 맞추었다는 것에 대하여 매우 놀라웠다.
역시 활법은 스승님을 잘 만난것 같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부녀회장님을 다시 엎드리게 하고는 어깨부터 근육을 풀기 시작했다.
"아, 아파요."
"근육이 굳어 있던걸 원래 상태로 탱탱하게 만들려면 좀 아플거에요. 참으셔야 합니다."
아주 참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라면 강도를 살살해야겠지만 어느정도의 통증은 감수를 해야 한다.
통증없이 풀어서 근육을 정상으로 만들려면 너무 많은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덜 굳어 있는 근육은 살짝 풀어 주고, 뭉친 근육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세밀하게 풀어준다.
양쪽 모두를 비슷하게 풀어 준다면 풀어준 후에도 뭉친근육쪽이 더 강한건 당연할 것이고, 변형된 척추를 교정한다해도 원래의 변형된 위치로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왼쪽 등을 풀때는 안아픈데, 오른쪽은 왜 이렇게 아프죠?"
"오른쪽이 망가졌기 때문이에요. 허리를 풀때는 반대로 왼쪽이 더 아플거에요."
능형근을 풀 때에는 뒷짐을 지듯이 푸는쪽의 팔을 뒤허리 위에 올려 놓고 풀어준다.
이렇게 해야 수축된 능형근을 풀어줄수 있다.
광배근과 요방형근, 허리쪽의 척추기립근을 풀어준다.
골반능을 풀때는 손으로 상대의 허리띠를 잡듯이 바지의 고무줄 부분을 잡고 주먹을 쥔채로 손가락의 두번째 관절을 이용해서 푸는것이 용이하다.
천골은 매끄럽게 생긴 뼈가 아니므로 팔꿈치를 세워서 구석구석 풀듯이 풀어준다.
"허리는 왼쪽이 아프더니 골반은 또 오른쪽이 아프네요?"
"골반의 오른쪽이 상향되었으니 허리는 왼쪽으로 변형이 되는 것이고, 왼쪽으로의 변형이 이루어지기 전에 왼쪽의 허리근육부터 굳기 시작하는 것이니까 허리는 왼쪽이 아프고, 골반은 오른쪽이 아픈거에요."
"아~."
몸의 뒷쪽은 목근육을 제외하고 다 풀었다.
팔과 다리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므로 사지를 풀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부녀회장님을 똑바로 누우라고 말하고는 고개를 돌리게 하고 목근육을 풀어준다.
부녀회장님의 얼굴이 찌그러진다.
"어휴~, 목은 더 아픈데요?"
"조금 살살 할게요."
좌우의 목근육을 풀고는 서서히 목을 당겨 신전해준다.
시간은 40분 정도 소요되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구요, 내일 다시 하지요?"
"네, 수고하셨습니다. 잠깐 기다리세요."
부녀회장님이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가더니 봉투를 하나 들고 나온다.
"이거 차비에 보태 쓰세요."
"아니에요, 이런거 주지 마세요."
"그럼 제가 미안해서 못하지요."
"그럼 이렇게 하죠? 당분간 저한테 치료를 받으시고, 나중에 정말 몸이 좋아지면 그때 차비로 조금만 주세요. 만약에 효과가 없으면 안주셔도 되구요."
"효과가 없어도 드릴게요."
"안되요, 제가 지금은 공부 차원이지만 나중에 이쪽으로 일을 하려면 못고치면 안되잖아요? 고칠수 있을때 시작하려구요."
"알았어요, 아무튼 오늘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