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법이야기 43
"신기한데요?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죠?"
"그게 기라는 거야. 서양사람들은 안믿지, 단어도 없다고 하던데?"
"기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수련만 하면 되겠네요?"
"그렇지, 이왕이면 기에 대해서 고수가 되도록 노력해봐."
"고수요? 하하하."
"고수가 되면 자연의 기를 나를 통하지 않고 직접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 넣어줄 수도 있어."
"그런데, 기를 발달시키는 수련은 어떻게 하죠?"
"우선 맑은 공기가 있는 곳을 찾아야 하지, 산이나 바다, 한적한 시골길 같으면 좋겠지만 서울에 살면서 그런 곳을 찾기는 어렵겠지. 그래도 가능하면 공기 맑고 조용한 곳에서 수련하는게 좋지."
"방법은요?"
"먼저 단전호흡부터 시작하는게 좋겠지. 그런데 이런 수련을 하는데 적합한 시간이 있어. 아무때나 하는건 아니고.."
"그게 언젠데요?"
"하루를 12등분으로 나눠서 띠를 뜻하는 시간으로 분류한다는건 알아?"
"자시(子時), 축시(丑時), 인시(寅時)... 이런거요?"
"그래, 자시는 밤11시부터 다음날 새벽1시까지를 말하지. 이 시간은 하늘이 열리는 시간이라고 하지."
"하늘이 열린다구요?"
"그래 하늘이 열리면서 하루가 시작되는거야, 귀신(鬼神)들도 이때 활동을 한다고들 하지."
"귀신이 정말 있다고 믿으세요?"
"그건 장담할 수가 없지, 과학적으로 밝혀지진 않았으니까.. 그러나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일들도 세상에는 많이 있거든. 나도 죽어보지 않아서 귀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몰라.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있을거라고 믿고 있어."
"그럼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이나 극락, 지옥 같은게 정말 존재할까요?"
"그건 나도 모른다니까? 알고 싶으면 한번 죽어 보던지.. 하하."
"에구..."
"아뭏튼 자시는 하늘이 열리는 시간이고, 축시는 동물들이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이지. 그리고 사람은 인시에 깨어나는거야. 농사 짖는 사람들을 봐봐 인시면 다들 일어나서 일을 시작하려고 준비할걸?"
"그럼 인시에 수련을 하는 건가요?"
"아니지, 하늘이 열리는 자시에 수련을 해야 하늘의 기운을 받겠지. 자시 중에서도 하루가 끝나는 11시부터 12시까지보다는 하루가 시작되는 12시부터 1시까지의 기운이 더 좋다고 보는거야."
"네..."
"하늘의 기운을 받으려면 먼저 자신의 기운을 감지하고 운행하는걸 알아야겠지? 그래서 일단 단전호흡부터 시작해야 하는거야."
"단전(丹田)이란 곳이 배꼽 아래 3cm 지점이 맞나요?"
"단전이라는 위치를 사람마다 모두 똑같이 생각하지는 않아. 어떤 사람은 배꼽 아래로 세치 정도에 단전이 위치한다고도 하지만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는 나도 궁금해."
"한치가 어느 정도의 길인가요?"
"어떤 사람은 손가락 한 개의 굵기라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3.33cm 라고 말하기도 하지. 원래 치라는 단위는 자(尺)라는 길이의 10분의 1이니까 3.33cm가 맞는 말이긴 한데, 그렇다면 배꼽 아래로 거의 10cm 지점에 단전이 있다는 거잖아? 그건 아닌것 같고.."
"치를 손가락 굵기라고 한다면 손가락이 두꺼운 사람과 가느다란 사람의 위치는 서로 다르지 않을까요?"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척도법이라는 것을 사용하지."
"척도법은 뭔가요?"
"키가 크거나 작거나, 몸이 뚱뚱하거나 홀쭉한 사람들을 모두 손가락의 굵기로 측정하기에는 불규칙하다는 단점이 있지. 몸이 크거나 뚱뚱하다고 손도 큰건 아니거든.. 그래서 몸을 등분하여 보는거야. 예를들면 팔꿈치부터 손목까지를 몇등분해서 어느 지점이 어떤 혈이다. 라고 표현하는거지."
"아~, 그렇게하면 몸집에 관계없이 비슷해지겠네요."
"그래, 척도법은 나중에 그쪽 방면에 공부를 한 사람에게 물어보고.. 단전호흡은 할 줄 알지?"
"그냥 합기도에서 배운 정도지요."
"호흡법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단은 한가지로만 수련해도 돼. 알고 있는건 어떤 방법이지?"
"숨을 들여마실때는 코로 천천히 3초정도를 일정한 속도로 들여마시구요, 1초 정도 참았다가 입으로 천천히 3초동안 내쉬는데, 옆에서 귀를 기울여도 숨소리가 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알고 있어요."
"그럴때 손동작은 어떻게 하고?"
"앞으로 뻗기도 하고 위 아래로 하기도 하죠. 합기도는 다 똑같지 않나요?"
"사실 단전호흡에 손동작은 큰 의미가 없어, 호흡이 중요한거지. 누워서 해도 되고, 앉아서 해도 되지. 어떤 자세에서나 호흡만 중요하면 되는거야."
"아~, 그렇군요."
"단전호흡은 한호흡을 왜 그렇게 길게 하는지 아는가?"
"맑은 기운을 단전에까지 보내서 축적시킨다고 배웠어요."
"그런 의미도 있지만 사실 처음 단전호흡을 하는 사람이 단전에까지 기운이 가는지 안가는지는 알 수가 없어. 그냥 기운이 단전에까지 갈거라고 생각을 하는거지. 불교에서는 사람이 태어날때 몇년을 살고 오라는 명을 받고 온다고 해. 물론 사람이 기억은 못한다고 하지만.. 그런데 호흡법에서는 몇년을 살고 오는게 아니라 몇호흡을 쉬고 오라고 한다고 믿지. 일반사람들의 호흡은 한번 쉬는데 3초 정도야. 이렇게 60년을 사는 사람이 6초 1호흡을 쉬면서 산다면 120년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사실 호흡법을 하면 장수한다는 말도 있거든."
"사범님이 생각하실때 가능성 있는 이야긴가요?"
"글쎄.. 굳이 믿으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100% 거짖말이라는 생각은 안들어. 효과가 과장되기는 했겠지."
"네..."
"믿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한 번 해봐. 단전호흡을 하면 몸에 좋아지는게 있지 않겠어?"
"기(氣)라는게 있다고 확신이 드니까 수련을 해보겠습니다."
스승님은 꽤 오랜시간 동안을 치료하고 계셨다.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하고 보고 싶었지만 어쩔수 없었다.
언젠가는 나도 저런 기술을 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