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 이야기

활법 이야기 23

전통활법 2020. 7. 11. 12:48

"요추가 시계방향으로 회전변형이 되었다고 가정할때 회전변형된 요추의 마디는 허리쪽에서 봤을때 마디의 오른쪽이 후방변형이 되고, 마디의 왼쪽은 전방변형이 되었다고 볼수 있겠지? 이런 경우에는 몸의 왼쪽 부분이 땅에 닿도록 옆으로 누우라고 하고, 오른쪽 다리를 앞쪽으로 위치 하도록 하고는 상대의 왼쪽 손목을 오른손으로 잡고, 왼손 엄지손가락 안쪽의 도톰한 살 부분을 변형된 요추에 위치하도록 하는거야. 오른손으로 잡은 상대의 왼쪽 손목을 상대의 오른쪽 가슴을 향해 올리면 상대는 상체를 오른쪽으로 돌리게 되지. 이때 상대를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한계까지 돌려놓은 상태에서 고정시키고, 왼손으로는 상대의 하체가 왼쪽으로 돌아가는 한계까지 자연스럽게 밀어주는거지. 상체와 하체가 서로 반대쪽으로 돌아간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왼손으로 상대방의 변형된 요추를 교정하는거야. 교정하는 순간에 오른손으로는 상대방의 상체가 조금 더 오른쪽으로 회전 되도록 같이 밀어주면 교정이 좀 더 쉽게 되지."

"교정할때의 힘을 주는 각도는 없나요?"

"회전변형된 요추를 생각하면서 회전된 역방향으로 교정을 하는거지. 회전된 상태에 따라서 각도와 힘의 강도는 차이가 나야 되겠지."

"알겠습니다."

"연습해봐."

이기대사범님을 옆으로 눕게 하고선 교정을 하려고 하는데 자세가 좋지 않다.

사범님의 오른쪽 다리를 앞으로 위치하도록 하는데 상체까지 앞으로 밀려서 오른손으로 사범님의 왼쪽 손목을 잡고 상체를 오른쪽으로 밀어보니 작은힘으로 되는게 아니었다.

교정도 하기 전에 자세를 잡는 과정에서 낑낑대다니 스승님이 보고 계시는데 좀 창피하기도 했다.

"이럴때는 상대방의 두 다리 사이에 왼쪽 다리를 넣고서 해봐."

스승님의 말씀대로 해보니 이기대사범님의 자세가 자연스럽게 고정이 되었다.

자세는 고정되었지만 왼손으로 교정을 하기에는 나의 힘이 너무 약했다.

손이 미끄러지고, 손에 힘이 안들어가니 교정이 안되고..

역시 사람은 힘이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봤다.

"시계반대방향으로 회전되었다고 가정하고, 반대쪽으로 해봐."

스승님의 말씀에 이기대사범님의 자세를 반대쪽으로 하고서는 오른손으로 교정을 했더니 그런대로 왼손으로 교정하는것 보다는 훨씬 좋았다.

"왼손은 연습도 많이 해야겠지만 힘도 좀 길러야겠네. 아령이라도 좀 들어."

"알겠습니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자신의 아버지로 보이는 할아버지를 업고는 협회로 들어섰다.

할아버지는 스스로 거동하기가 불편하신 모양이다.

스승님이 안내를 받고 옆의 교정실로 들어간다.

내 옆으로 지나가는 모습만 잠깐 스쳐 봤을뿐 어떤 상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스승님이 나오시면 여쭈어보려고 했지만 30분이 지나서 교정실 문이 열리더니 스승님께서 오늘은 그만 가보라고 나에게 말씀하셔서 궁금하지만 어쩔수 없었다.

내일 여쭈어 봐야겠다.

 

 

체육관에 출근하기에는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서 지난번 심사때 심사위원으로 뵜던 ㅅ체육관에 들려보기로 생각했다.

나에게 한번 놀러 오라는 말도 있었고, 내가 근무하는 한신체육관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라서 잠깐 들리기에는 적당할것 같았다.

ㅅ체육관은 강남의 아파트단지 내 상가 3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체육관 문은 열려 있었지만 아직 수련생들이 오는 시간은 아니었다.

문을 두드리자 그곳의 사범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나온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관장님을 뵈러 왔는데 지금 계십니까?"

"들어오세요."

사범을 따라 체육관의 한쪽에 있는 사무실로 들어갔더니 관장님이 책상 앞에 앉아 계셨다.

"안녕하십니까?"

"오, 그래. 그런데 무슨일인가?"

순간 당황하여 무슨말을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저 모르십니까?"

"알지, 한신체육관 사범이잖아?"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무엇 때문에 왔냐구?"

말문이 막혔다.

보통은 잘 있었냐던가, 어서 오라던가 하는 답이 있을줄 알았는데 갑자기 왜 왔냐고 물으니 할 말이 없었다.

엉거주춤 서서 그냥 돌아가야 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관장님께서 한마디 하신다.

"일단 거기 좀 앉아."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