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답변
동대문에서 장사를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 엄청 손해를 본 모양입니다.
지난 겨울은 별로 춥지를 않았지요.
날씨가 춥지 않으니 공장에서는 겨울옷을 만들지 않았고, 공장들이 가동을 안하니까 원단을 하는 친구로써도 매출이 없겠지요.
원단은 한번 들여오면 반품이 안되나봐요.
그렇다고 옷을 만드는 공장으로부터 주문을 받고나서 원단공장에게 주문을 할수는 없지요.
친구는 원단공장에서 미리 주문을 해서 자신의 창고에 보관을 하고 있다가 옷만드는 공장에서 주문을 받으면 원단을 보내주는데 각 공장에서의 주문이 없으니 원단들은 재고로 남는것이지요.
원단공장에 원단값을 지불해야 하는데 팔지를 못했으니 지불할 돈이 없겠지요.
그런 돈이 매년 조금씩 쌓이다가 지난 겨울엔 많이 부족하여 1억이 넘어갔나봐요.
공장에서는 일부라도 갚아 달라고 독촉을 하고, 친구에게는 돈이 없고..
더욱이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장사들이 안되니까 누가 선뜻 돈을 융통해주지도 않는답니다.
그정도 금액의 은행 대출은 자격이 안되고.. 큰일이지요..
친구를 만나면 한숨만 쉽니다.
공장에 돈을 갚을 기일을 조금씩 연기하고 있다고 해서 내가 한마디 했지요.
"누구한테 돈 빌릴데도 없고, 돈이 들어올 구멍도 없는데 왜 연기를 하느냐, 차라리 힘드니까 미안하지만 다음 장사때까지 미루어 달라고 해라."
"미안하게..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
"미안해도 그게 낫지.. 날짜 약속을 하면 그사람은 얼마나 기대를 하고 있겠냐? 구할데가 있다면 괜찮지만 생길데가 없는데 자꾸 기일만 연장하면 그사람은 계속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는거 아냐?"
"그래도 구할때까지 구해봐야지.."
친구는 나하고 생각이 좀 다르네요.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뀔때의 울화를 알고 있는지..
차라리 크게 한번 욕을 먹더라도 지금 실정을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하는게 낮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