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법 이야기 10
"지난번에 준 척추에 대한 영역과 영향에 대해서는 암기를 했나?"
"네, 하고 있습니다."
"그걸 보면 뭔가 특징이 있던가?"
"경추가 잘못되면 머리나 얼굴에 이상이 오고, 흉추는 인체의 장기와 관계가 있는것 같고, 요추는 허리 아래로 이상이 나타나는것 같았습니다."
"그래, 그걸 잘 외워두면 진단을 할때 편리하지. 진단은 시진, 문진, 촉진 등으로 관찰을 하는데 활법을 하는 사람들은 문진을 잘 안하는 편이네."
"물어보지 않고 모든걸 알 수가 있나요?"
"모든걸 알 수는 없겠지. 하지만 물어보지 않고 아픈곳을 알아 맞춘다면 믿음은 아주 커지겠지. 활법에서의 문진은 과거의 사고 유무나 치료 경험등을 묻는 것이야. 병원에 가면 의사들의 첫 마디가 뭔지 아는가?"
"......."
"어디가 아파서 오셨습니까? 하고 묻는거야."
"아~"
"많은 환자들을 빨리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환자의 불편한 부분을 쉽게 알고 시작하는거지. 전체적인 검사를 할 필요가 없잖아?"
"네."
"만약에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X-ray 찍어봅시다. 하고는 X-ray만 판독해주면 되는거지. 그리고는 아픈곳에 대한 진통제나 소염제, 근육이완제를 처방해주면 되는것이고.."
"그러네요."
"그러나 활법은 그렇지가 않아. 일단 손님이 오면 전체적인 진단을 해야 하지.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진단은 시작 되는거야. 손님의 걸음걸이, 앉거나 설때의 동작, 겉옷을 벗거나 입을때의 모습, 말을 할때의 제스츄어 등을 잘 관찰해야 하지. 그리고는 앉아서 경추를 진단하고, 엎드리게 해서는 흉추와 요추, 골반을 촉진하고, 눕게 해서는 고관절의 이상 유무, 온갖 장기들의 이상 유무를 촉진을 한 후에 간단한 문진을 하고 종합적인 결과를 설명해 주는거야."
"반드시 전체적인 진단을 해야 하나요?"
"척추는 반드시 전체적으로 봐야 하네, 잘못된 요추를 잘 교정 했다고 하더라도 골반이나 경추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 때문에 쉽게 재발할 수 있으니까.. 오늘 고쳤는데 내일 재발된다면 고쳤다고 말할수 있을까?"
"그러네요.."
"이번엔 걸음걸이로 진단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걸어 가는 것 만으로도 진단이 되나요?"
"활법을 알면 어려운건 아니지. 물론 자세한건 촉진을 해봐야 알겠지만 걸음걸이만 봐도 어느정도의 답은 나오는거야."
"네.."
"걸음걸이를 볼때 두 발중 어느발에 힘이 실리는지, 보폭은 같은지 다른지를 관찰하고, 골반의 유동성, 어깨의 높이, 팔을 흔들고 걷는다면 양쪽 팔의 흔드는 각도의 비교, 머리의 위치는 좌우로 기울어지거나 돌아가지 않았는지와 좌우 어느쪽으로 고개를 더 자주 돌리는지 등등 전반적으로 모두 봐야 하지."
"불편한 사람에게 걸음을 걸어 보라고 하고 관찰을 해야 하나요?"
"아니야, 숙달이 되면 이런 모든것들이 한눈에 들어오지. 뭐든지 반복 수련이 필요한거야."
"아~."
"오른발잡이라면 오른발을 디딜때 더 힘있게 딛게 된다네. 왼발을 디딜때는 오른발을 디딜때보다 보폭이 넓어지지.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런걸 인식을 못한다네, 이미 습관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지. 이런 사람의 척추는 어떨까?"
"오른발이 발달 하니까 골반의 오른쪽이 상향변형되면서 뒤로 회전변형이 되겠네요?"
"그렇지, 반대로 생각하면 어떤 손님을 진단 했을때 골반의 오른쪽이 상향변형되고 뒤로 회전변형 되었다면 일단은 오른발잡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
"....네. 그러네요."
"그럼 걸음걸이에서 머리를 왼쪽으로 약간 기울이고 걷는 사람이라면 경추는 어떨까?"
"음... 경추는 오른쪽으로 측만변형이 이루어졌을것 같아요."
"그리고 또 다른건?"
"음... 목근육의 오른쪽이 강한건가요? 강한 근육이 척추를 당긴다고 하셨으니까.."
"맞았어. 그런 사람들은 어떤 증상을 느낄까?"
"경추가 7마디니까 어느 마디가 변형되었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죠."
"맞아, 그러나 경추에 변형이 생겼을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있지. 그게 뭐겠어?"
스승님께서는 내가 대답을 할때까지 잠깐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나는 곰곰히 생각했지만 이렇다 할 대답을 못했다.
"근육이 굳었으니까... 뒷목이 뻣뻣하고 묵직한 느낌도 있을테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편두통이야. 머리의 한부분이 이픈거지.. 다 그런건 아니지만 경추가 변형된 사람의 90% 이상은 편두통 증상을 가지고 있지. 여기서 좀 더 진행이 되면 시력에 문제가 생기지. 눈이 침침하다던가 시력이 약화 된다던가.. 그런 증상들 말이야. 그리고 좀 더 지나면 불면증이 생겨."
"척추의 영역과 영향에는 없던 건데요?"
"그런가? 거기에 모든 질병들을 모두 나열할수는 없겠지.."
"아, 네..."
"팔을 흔드는 각도가 다르다면 어떨까? 오른손 잡이라고 생각했을때.."
"오른손잡이라면 오른손이 더 강하니까 팔을 더 높이 흔들겠네요."
"그렇지, 겨울철이라면 관찰이 어렵겠지만 여름철이라면 좌우의 겨드랑이선이 다른 사람을 볼 수 있을거야. 어느 한쪽이 굴곡이 심하다던가 아니면 완만하다던가.. 이걸로 흉추의 변형을 감지할수도 있지. 흉추가 변형되었을때의 공통적인 불편함은 소화가 잘 안된다던가 신물이 넘어온다던가 속이 쓰리다는 불편함과 가슴이 답답한 증상, 쉽게 피곤한 증상들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네."
"......."
"걸음걸이에서 요추의 변형은 골반의 움직임을 보고 유추하는거야. 골반의 이상변화를 감지하려면 먼저 골반의 정상적인 유동거리에 대해서 알아야겠지. 우리가 걸음을 걸을때 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뒤꿈치부터 발가락쪽으로 땅을 딛는 동작을 할때 몸은 상하로 움직이게 되는데, 이때 골반의 상하 유동거리는 1인치야, 또 오른발 왼발을 번갈아 딛게 되면서 몸은 좌우로도 움직이게 되는데 이때도 골반의 좌우 유동거리는 1인치 정도이지. 그런데 이런 유동거리가 좌우 다른 사람들이 있어. 골반이 왼쪽으로는 1인치 정도 움직이는데 오른쪽으로는 2인치 정도가 움직인다면 이런 사람의 요추는 어떨까?"
"오른쪽으로 더 많이 움직이니까 요추는 오른쪽으로 측만변형이 되겠네요?"
"아니야, 요추와 골반은 반대작용을 한다고 했지?"
"아, 그럼 왼쪽으로 측만변형을 하는건가요?"
"허리띠를 착용했을대 허리띠가 지나가는 부분이 요추 몇번이 될까?"
"요추 5번인가요? 4번인가요?"
"요추4번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렇다면 요추5번은 허리띠 아랫쪽에 있겠지?"
"네."
"골반이 오른쪽으로 움직이는데 유동거리가 더 많이 이루어진다면 골반의 오른쪽 측만변형을 나타내고, 요추5번은 골반과 같이 오른쪽으로 측만변형을 하게 되는데, 그 윗쪽의 4번이나 3번은 왼쪽으로 측만변형을 하는 경우가 많아."
"경우가 많다는건 안그런 경우도 있다는 말씀인가요?"
"활법에서 어떤 상황에서는 척추가 반드시 어떻게 된다 라는 답은 없어. 단지 어떤 상황이라면 어떻게 될 확률이 높다 라는거지."
"아~"
"이렇게 요추가 변형되었을때의 대표적인 증상은 변비거나 설사의 증상이야. 하지만 변비일 가능성이 좀 더 높다고 보면 되지."
"어떨때 변비가 되고, 어떨때 설사의 증상이 나타나나요?"
"그건 숙제로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