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 이야기

활법 이야기 6

전통활법 2020. 4. 1. 01:23

집으로 돌아와서 스승님이 주신 프린트를 보았다.

경추 1번의 영역부터 무조건 외우기 시작했다.

뇌하수체,전완,관상동맥... 각종 장기들까지 생소한 단어들이 있고, 모르는 부분이 많았지만 일단은 무조건 외우고 보자고 생각했다.

이런걸 모두 알려면 인체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하겠구나 생각을 하면서 학창시절 공부를 게을리 했던 것이 후회스러웠다.

내일부터 매일 약국에 들려서 한가지씩 물어봐야겠다.


"어~ 우리의 이사범~."

명재옥스승님께서 협회에 들어서는 나를 보며 반겨주신다.

스승님의 모습은 항상 명랑하신 모습이다.

"안녕하세요?"

"그래, 잠시 들어가서 앉아 있어."

"네."

노량진에 있는 협회는 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었으며, 출입문을 들어가면 책상이 두개가 놓여져 있었고 협회의 전반적 서류에 관한 일을 하는 직원이 앉아 있었으며, 그 뒤로 위치한 문을 열고 들어가면 회장실이 있었다.

직원 옆으로는 수련실이 있었고, 수련실 한쪽에는 조그만 방이 하나 있었는데, 스승님께서 척추교정을 위해 사용하시는 방이었다.

활법에 대한 교육은 수련실에서 이루어졌다.

교본을 꺼내 한곳에 놓고는 프린트를 꺼내서 외우고 있을때 스승님께서 들어 오셨다.

백혈구와 적혈구에 대한 숙제 검사를 하실줄 알았는데, 전혀 말씀이 없으시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서 척추에 대해서 좀 더 설명을 하지."

"네,"

"척추는 33개의 마디와 23개의 추간판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런 척추 마디들이 태어날때는 경추부터 요추까지 직선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석달이 지나면 목을 가누기 시작하면서 경추가 앞쪽으로 오목하게 C자 형태로 변하게 되고, 좀 더 지나서 기어다니면서 요추도 앞쪽으로 오목한 C자 형태로 변하게 되지. 경추와 요추가 앞쪽으로 굽으면서 척추의 중심을 잡기 위하여 흉추는 뒤쪽으로 볼록하게 C자 형태를 이루게 되는거야."

"네."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 죽게 되면 척추는 다시 직선으로 펴진다고 하네. 물론 자연스럽게 임종을 했을때 말이지."

"......."

"척추에 붙어 있는 골격근들은 척추를 지지하고 보호하며 여러 방면에 대한 운동을 가능하게 해주지. 또한 척추로 전해지는 중력을 팔과 다리로 분산시켜주는 역할도 하는데 이런 근육이 약해져서 분산시켜주는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 추간판에 미치는 압력이 증가해서 추간판 탈출증의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네."

"추간판 탈출증이 반드시 사고로만 생기는게 아니라 근육의 약화로도 발생한다는 건가요?"

"그렇지, 척추 주위의 인대들은 탄력섬유로 되어 있고 척추를 제자리에 있도록 보호하며 균형을 잡아주지. 모두 7종류의 인대가 있는데 가장 큰 인대는 앞세로인대이고 뒤세로인대가 손상되면 통증이 나타난다네. 목디스크, 다시 말해서 경추의 추간판탈출증의 경우에 돌출된 추간판이 신경근 동맥을 누르면 동맥경련이 일어나거나 혈전이 생성되어 혈액순환 장애가 유발된다네. 이 동맥이 돌출된 뼈나 디스크에 눌리면 척수에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서 반신불수나 하반신불수가 올수도 있지."

"혈전이 뭡니까?"

"혈액이 응고되어 체내에서 덩어리로 돌아 다니는걸 혈전이라고 하지. 보통은 섬유소 용해과정을 통해 소멸되기는 하는데, 병적으로 생긴거라면 생성량이 증가해서 모두 용해되기가 어렵지. 그러면 이런 혈전이 온몸을 떠돌다가 혈관을 막아서 여러가지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한 요소라고 생각하면 되네."

"알겠습니다."

"척추에 대한 신경은 뇌와 연결되어 신체 장기를 조절하고 감각정보를 뇌에 전달하고 뇌로부터 운동 명령을 각 조직에 전달하는 역할도 하지. 뇌로부터는 12쌍의 신경이 나오고 뇌와 연결된 척수를 통하여 31쌍의 신경이 나온다네. 척수로부터 신경이 나오는 부위를 신경근이라고 하는데 돌출된 디스크가 이곳을 누르면 방사통, 감각이상이나 마비같은 증상이 온다네. 척수는 2번 요추 부분에서 끝나며 그 밑은 신경 다발만 존재하는데 이걸 마미신경총이라고 하지. 추간판 탈출이 심해서 이곳이 눌리면 요실금, 대변실금, 성기능저하, 진행성마비 등이 나타나는데 이걸 마미증후군이라고 하네."


"일단은 척추 마디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알아야 해. 활법을 한다는 사람이 척추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면 안되겠지. 안보고도 그릴줄 아는 정도면 되겠네."




나는 척추에 대한 그림을 집에 가서 많이 그려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척추뼈 몸통의 앞쪽, 그러니까 가슴이나 배쪽으로는 혈관과 내장이 위치하지만 추간판 탈출에 대하여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지. 추간판 탈출증은 추간판이 전후 좌우 어느쪽으로든 탈출이 가능하지만 뒤쪽이나 옆쪽으로 탈출했을때만 통증을 느끼는 것이네. 척추관으로는 척수와 신경 다발이 위치하고 있는데 어떤 이유로 척추관이 좁아지게 되면 신경이 눌리게 되어서 점차적으로 오래 걷는것이 불가능 해진다네. 심한 경우에는 10m를 걷는데도 통증 때문에 불편하게 된다네. 이런 증상을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하지.  등쪽으로 위치한 부분을 극돌기라 하고, 양 옆으로 나온 뼈를 횡돌기라고 하는데 골격근들이 붙어 있는 장소가 된다네."

나는 이런 내용들을 따로 작성해서 프린트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설명을 들으면서 필기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가끔 필기를 놓친 부분들을 다시 질문 하기가 죄송스럽기도 하고..

"다음은 추간판에 대해서 알아보세.  추간판은 척추뼈와 척추뼈를 연결해주는 인대 역할을 하고, 척추에 대한 충격 완충제 역할도 하지.  추간판에서 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은 중앙의 수핵인데, 너무 강한 압력을 받게 되면 섬유륜이 찢어질수도 있어. 추간판 자체는 손상을 받아도 통증을 느낄수 없지만 뒤세로인대에는 신경이 있기 때문에 섬유륜이 찢어져서 뒤세로인대를 자극하면 통증을 느끼게 되지.  추간판은 혈관이 없는 인체의 조직중 가장 크다네. 수핵은 젤리처럼 말랑말랑하여 압력에 따라 형태가 변하지.  몸을 한쪽으로 구부리면 추간판은 압력이 작은쪽으로 이동하고, 정상 자세를 취하면 천천히 원래의 위치로 돌아온다네. 또 추간판은 낮동안 중력의 압박으로 수분이 빠져나가서 키가 작아졌다가 밤에 수면중에 수분이 다시 채워짐으로 아침에는 키가 좀 큰듯이 보인다네."

"그 차이가 얼마나 되나요?"

"일반적으로는 1cm 정도 차이가 나지.  젊었을때는 수면중에 수분이 모두 채워지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수분이 조금씩 덜 채워지는데 이런 이유로 나이가 들면 젊었을때보다 키가 좀 작아진다네."

"저희 어머니도 예전에 비해서 좀 작아지신것 같아요."

"그럴수 있지. 오늘 이론은 이정도로 하고 교정을 하는 동작 한가지를 알려주지. 진단하는것과 마찬가지로 수백 수천번을 수련해야 자연스럽게 교정을 할 수 있는것이니 수련을 열심히 하라고 먼저 가르쳐주는 것이야."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