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착증 응급처치
어제 친구와 둘이서 친구의 단골 호프집을 갔어요.
조금 이른시간이지만 문은 열었겠지 하고 갔는데, 주인 여자가 택시에서 내리더군요.
출근을 하는것이겠지요.
그런데 택시에서 내린 주인은 그자리에 서서는 꼼짝을 못하는거에요.
주인과 아는 친구가 왜그러느냐고 묻고는 부축을 했지요.
불과 10여m 되는 거리를 아주 힘들게 걷더군요.
친구가 나를 소개하면서 나에게 방법이 없느냐고 묻기에 일단은 상태를 진단해보자고 했어요.
골반은 왼쪽으로 눈에 띨 정도로 빠져 있었고, 주인은 오른쪽이 아프다고 호소하더군요.
지난밤에 너무 아파서 응급실에 갔었고,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긴 했으나 심하지 않다고하여 주사만 한대 맞고 왔다는군요.
이럴때 부항기가 있으면 어혈을 빼줌으로 빠른 효과를 볼수도 있는데, 호프집 안에서 무슨 부항이 있겠어요?
힘들게 엎드린 사장의 허리를 일단 풀기 시작했지요.
이럴때의 근육은 놀란근육일까요? 아니면 오랫동안 뭉쳐진 근육일까요?
활법을 정석으로 하신분들은 모두 아실겁니다.
근육을 풀때 절대로 척추선은 풀면 안됩니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의 진단을 받았다면 더더욱 하면 안되겠지요.
근육을 풀고는 전체적인 이완을 시켜줍니다.
그리고 조체법을 몇가지 하지요.
주인이 일어나서 걷습니다.
친구가 놀라네요.
방금전의 다죽어가던 모습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주인이 여러가지 묻습니다.
척추관협착증에 대하여, 운동법에 대하여, 활법교정에 대하여...
명함을 하나 건네주었어요.
친구가 말합니다.
돈을 버는건 잘하는 사람이지만 쓸줄은 모른다구요.
자신의 몸이지만 정말 죽을지경이 아니라면 치료는 하지 않을거랍니다.
그래도 어제 술은 공짜로 먹었네요.
세상사람들이 간단한 지식만 있으면 웬만한 응급처치는 쉽게 할텐데..
아쉬운 마음이 조금 들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