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어린이집 선생님

전통활법 2019. 4. 7. 12:30

어린이집에서 또 사건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28개월된 아이의 머리를 장난감으로 때리고 팔 다리를 잡아 당기고, 10분 이상 홀로 방치 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28개월된 아이가 뭘 알겠습니까?

학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일일겁니다.

믿고 보낸 어린이집에서의 행위로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습니까?

이런 선생님들은 선생으로써 자격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런일은 두번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모두 그런건 아닙니다.

몇몇 선생님들의 잘못으로 더 많은 착한 선생님들까지 욕을 먹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정말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담당하는 아이들의 수는 나이별로 다릅니다.

아직 말을 못하고, 걷지 못하는 아기들은 선생님 한분당 3명씩 케어를 하고, 아이들의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서 케어해야하는 아이들의 숫자도 늘어나는데, 6~7세의 아이들은 10명이 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에 대해서 잘 모르는분들은 선생님들이 아이들만 잘 돌봐주면 되는줄 아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 청소부터 합니다.

선생님들이 여러분이 계시지만 어린이집 건물도 넓기 때문에 영역을 나누어서 책임을 지고 합니다.

먼곳의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차량에 탑승을 하여 아이들을 부모님으로부터 인계받습니다.

아이를 안아서 자리에 앉치고 안전벨트를 착용시킵니다.

몇시에 탑승했는지를 기록해야 하고, 중간중간 아이들의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4세 정도만 되어도 스스로 안전벨트를 푸는 아이들이 있으므로 항상 아이들을 보고 있어야 합니다.

차가 어린이집에 도착하면 아이들을 내려줘야 하는데, 자는 아이들은 안아서 교실로 들어가서는 이부자리를 펴주고 다시 재웁니다.

깨어 있는 아이들은 같이 놀아주어야 하는데, 선생님들은 그럴 시간이 부족합니다.

아이들의 가방과 신발을 정리하고, 아이들이 사용할 수건을 정리하고, 마실 물을 받아 놓고...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귀는 항상 아이들에게 집중해야 하지요.


오전 9시 50분쯤 아이들을 각각의 교실로 분리해서 데려갑니다.

이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합반을 하는데, 차를 타고 오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고, 아이들이 모두 모이면 각자의 교실로 이동합니다.

이때부터 담당 선생님들이 케어를 하는 것이지요.

연령별로 수업은 다르게 진행됩니다.

선생님들은 각자의 교실에서 담당하는 아이들의 원아수첩을 보고 부모로부터 전달사항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시간에 따라 약을 먹여야 하는 아이들도 있고, 시간맞춰 다른 학원으로 이동하는 아이들도 있으며, 부모님들이 중간에 아이들을 데려가기도 하는데, 이 모든일들을 기억하고 있다가 시간을 맞추어서 행동해야 하지요.

이런 모든 일에 대하여 일지도 써야 합니다.

선생님들에게도 중간에 자유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형식만 자유시간일뿐 아이들을 방치하고 쉴수는 없습니다.

자유시간이란 그저 월급을 깍기 위한 수단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선생님들은 따뜻한 커피 한잔도 못마십니다.

아이들이 뜨거운 물에 데이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이유라고 하네요.

이제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은 뭐든지 궁금합니다.

선생님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는데, 일일히 대답을 해주어야 합니다.

아직은 화장실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기에 기저귀를 갈아 주어야 합니다.

배가 고파도 말을 못하기에 그저 울음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아이는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고, 다른 아이에게는 물어보는걸 답해줘야 하고, 또 한 아이에게는 식사를 시켜줘야 한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여섯살 정도 되면 말을 알아들으므로 케어하기가 좀 쉬워집니다.

그러나 말을 안들을때면 선생님의 힘으로 제어가 안됩니다.

어떤 아이들은 정말 힘이 세거든요.


가장 힘든 아이들이 3세에서 5세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이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대로 일이 안되면 막무가내로 울어대고 발버둥을 칩니다.

때로 장난감을 집어 던지기도 하고, 책상위로 올라가서 뛰어 놀기도 하고, 옆의 아이들을 괴롭히기도 합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벌을 줄수 없습니다.

<왜그러니?>,<뭣때문에 화났을까?>, 하면서 안아주고 보살펴주지만 발버둥을 치는 아이들에게 얻어 맞기도 합니다.

선생님들은 몸에 상처가 나고, 어깨나 손목, 허리가 아프더라도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눈은 둘입니다.

여러 아이들을 동시에 볼수가 없다는 말이죠.

아이들끼리 놀다가, 혹은 혼자서 뛰어 놀다 넘어지거나, 아이들끼리 다투거나 하여 몸에 작은 상처라도 생기는 날에는 아주 큰일이 납니다. 여지껏 고생하고 노력해온 시간들은 모두 사라지고, 학부모에게 깨지고, 원장님에게도 깨집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한 마음을 가질 시간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까지는 항상 비상입니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퇴근을 하지만 어린이집의 일이 끝난게 아닙니다.

내일을 위해서, 앞으로를 위해서 할일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은 한달에 두번정도 견학을 갑니다.

또 매달 생일잔치를 하지요.

식목일에는 꽃을 심습니다.

이럴때 모든 아이들에 대해서 각자별로 사진을 찍어줘야 합니다.

이런 사진들을 퇴근후에 정리해야 하고, 편집하고, 때로는 동영상을 만들기도 합니다.

선생님들이 해야 하는 교육도 있는데, 근무시간에 할수는 없는 일이라서 퇴근후에 합니다.

얼마전에 어린이집에 대한 평가인증이 있었는데,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모든 선생님들이 밤10시가 넘도록 일을 했습니다.

물론 그 일에 대한 특별수당 같은건 없었습니다.


이렇듯 열심히 일을 했는데..

새학기가 되어서 원생이 줄어드니까 선생님들을 해고시키더군요.

원생에 비하여 선생님들 숫자가 많으면 어린이집이 힘들겠지요.

그런데 해고를 시키면서도 실업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는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네요.

선생님들은 원장님이 부당한 대우를 해도 그것에 대하여 대항하지 못합니다.

대항할 생각이 있다면 어린이집 선생님이란 직업을 버려야 합니다.

다른 어린이집으로 이직을 한 선생님이 있었는데, 바로 전화가 오는걸 봤습니다.

문제가 없는 선생님이냐구요, 여기서 채용해도 괜찮을 만한 사람이냐구요..


원장님은 그렇게 어려운 직책이 아닌듯 보입니다.

출근해서 하는 일은 CCTV를 감시하는 일인듯 생각됩니다.

원장님이 뭔가 일을 하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새로 문의하려고 학부형이 오셨을때에도 선생님을 불러서 상담하라고 시킵니다.

선생님이 상담하는 동안 아이들만 있는 교실에 원장님은 가지 않습니다.

아이가 다쳐서 학부모에게서 항의가 오면 담당 선생님에게 그대로 화풀이를 합니다.

하지만 어린이집을 지키기 위해서는 제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는 하시겠지요.


선생님들도 각자의 가정이 있지요.

집으로 돌아가면 사랑받아야 하는 아내이고, 존경받아야 하는 엄마입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 정말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