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친구이야기

전통활법 2019. 3. 14. 11:20

노는걸 좋아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누구나 노는건 좋아하겠지요.

그렇다고 일을 안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일을 하면서 나머지 시간에 노는걸 좋아하는데, 그의 아내는 남편이 노는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내는 남편과 함께 여행을 하는걸 좋아합니다.

아내는 술도 잘 마십니다.

그런데 친구는 술을 못합니다.

일이 힘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멀리 가는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동네에서 당구를 치거나 카드게임을 좋아합니다.

당구도 내기를 좋아하죠.

그렇다고 이 친구가 당구를 잘치는게 아닙니다.

카드게임도 90% 이상 돈을 잃습니다.

그러니 아내가 좋아할리가 없겠지요.


어느닐 친구가 찾아와서 말을 하더군요.

그동안 자신이 잃은 돈이 꽤 되는 모양입니다.

자신은 장소만 빌려주고 게임을 안하겠다고 말을 합니다.

고리를 떼어서 본전을 찾겠다는군요.

그가 말하는 장소는 금연지역입니다.

도박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담배를 피우는데, 금연을 해야 하는 장소라니 말이 안되지요.

게다가 먹을것도 없습니다.

도박을 하다보면 커피나 음료수, 라면 등을 먹기도 하거든요.

도박을 하기에는 0점짜리 장소였습니다.

나는 커피포트와 커피믹스라도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알았다고 하던 친구는 그후로 게임을 하자고 사람들을 불렀을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게임을 하려고 모인 멤버들은 3시간을 노는 조건으로 5만원을 떼어주겠다고 했고, 친구는 성이 찰리가 없었습니다.

어차피 모였으니 그렇게라도 놀기로 했고, 돈이 좀 쌓일때마다 내가 만원씩 집어서 친구에게 주었습니다.

한두번은 조용히 지나갔는데, 여러차례 돈을 집어들자 멤버들이 불만을 이야기 하더군요.

도박을 하면서 담배도 못피고, 마실것도 없는데 그만 주라는 것이었지요.

내가 가지는 돈도 아닌데 괜히 오해거리가 생길것 같아서 더이상 돈을 뗄수가 없겠더라구요.


어쨋던 친구에게 간 돈은 대략 10만원 정도인 상태에서 게임이 끝났습니다.

모두들 돌아가고나서 친구가 나에게 섭섭하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고리로 떼어낸 돈이 생각보다 적답니다.

그런식으로 하면 다음에는 그정도 떼어줄 선수들도 안올거라고 했지만 여전히 섭섭한 모양입니다.

카드를 하던, 당구를 치던, 돈이 왔다갔다하는 내기라면 부르지 말라고 했습니다.


도박에 빠지면 헤쳐나오기 정말 어렵습니다.

어쩌다 헤쳐나와서 자신을 바라볼때 쯤이면 이미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나마 남의 빚이라도 없다면 아주 다행스런 일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쁜 도박이라는 게임이 아주 재미있거든요.

사람들은 한두번 경험했던 일들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포기를 한답니다.

그러나 유독 이길수 있다라고 생각이 드는 것이 바로 도박이라는군요.

자신에게 남아 있는것이 있는한 포기를 못한답니다.

무서운, 발을 들여 놓으면 안되는 세계가 바로 도박인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