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취업성공패키지 이야기 - 1부

전통활법 2019. 2. 9. 17:30

ㅇ씨는 해가 바뀔때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수입이 점차 감소됨과 늘어나는 자유시간을 해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를 통해 <취업성공패키지>라는 프로그램에 접수했다.

상담선생님의 지도아래 몇가지의 교육과 서류를 제출하고 ㄱ어린이집에 운전기사로 취직을 했는데 취업성공패키지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혜택을 받으려면 주30시간 이상의 일을 해야 하고, 4대보험이 적용되야 하며 처음 직장에서 1년을 근무했을때 그에 대한 보상으로 약 150만원 정도의 혜택을 받는다.


ㅇ씨는 자신이 하는 일을 계속 할수 있는 시간도 있어서 상담선생님의 권유로 ㄱ어린이집에 취직을 한것이었다.

처음 3개월이 지나면 첫번째 혜택으로 3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수 있었는데, 한달이 넘어길 무렵에 문제가 생겼다.

해가 바뀌면서 원생들이 졸업하느라고 그만두고, 집이 이사를 가게 되서 그만두고,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긴다며 그만두는 아이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만두는 아이들에 비해 새로 입학하는 아이들이 적었기 때문에 차로 운행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었다.

따라서 3월부터는 주30시간의 일을 할수 없게 되었고, ㅇ씨는 취업성공패키지의 프로그램에 따른 첫 혜택부터 받기 어렵게 된것이다.


구정연휴가 지나서 ㅇ씨는 어린이집 원장님과 대화를 시도했다.

"3월부터 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뭔가 지혜롭게 생각해봅시다. 기사님도 방법을 생각해보시구요."

"저는 가부간에 정확한 답변을 바랍니다. 계속 있어야 하는건지 다른곳을 알아봐야 하는지 생각을 해야죠."

"그러니까 같이 방법을 고민해 보자구요."

"저는 어린이집에 대해서 모릅니다.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원장님이 오래 하셨으니까 잘 아실것 아닙니까?"

"저도 이렇게 된 일이 처음이에요."

사실 원장님은 지난 1월에 대화 했을때 운행시간이 줄어들면서 월급도 줄어들것이라고 했었기 때문에 하루 지하철 비용이 5천원이 드는 ㅇ씨 입장으로는 줄어든 월급을 받으면서 다닐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지혜롭게 생각하자는건 ㅇ씨로써는 이해할수 없었다.

취업성공패키지의 혜택도 못받게 되고 월급도 줄어드는 상황이라면 일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니까 계속 다니라던지, 그만 두라던지 말씀을 확실하게 해달라구요."

"말씀드렸잖아요, 같이 고민해서 지혜롭게 대처하자구요. 저는 기사님과 계속 같이 있고 싶어요."

"그럼 계속 있으면 되는겁니까? 취업성공패키지에서 주는 혜택도 받을수 있구요?"

"그 혜택은 꼭 주30시간 이상이 되어야 받을수 있는건가요?"

아.. 짜증난다. 지난번에도 물었던 질문이다. 고용노동부의 상담선생님과 직접 통화도 하고서는 또 묻는 저의는 무었일까..

확실한 답도 없고, 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마치 나는 너를 짜르지 않는다. 만약 그만둔다면 니가 그만두는 것이므로 나에게는 아무런 책임이나 미안함도 없다. 라는 식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때에 원장님이 한말씀 하신다.

"제가 기사님이라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거에요."

"그럼 어떻게 말씀하실겁니까?"

"날씨도 춥고 어린이집 운영도 어려우실텐데 원장님 참 힘드시겠어요. 라고 먼저 말을 할겁니다."

순간 욕이 튀어나오려는걸 억지로 참았다.

진짜 개 풀 뜯어먹는 소리도 아니고..

시계를 보자 마지막 차량 운행시간이어서 ㅇ씨는 대화를 멈추어야 했다.

"내일 다시 이야기 하죠."

일어서 원장실을 나가려는데 다시 부른다.

"그리구요 기사님, 운행중에 선생님들하고 원에 대한 이야기 하지 마세요."

"제가 무슨말을 했다는겁니까? 어떤말을 들었는데요?"

"아니 기사님이 무슨말을 했다는건 아니구요.."


원앞에 차를 세우고 아이들을 태운다.

아이들은 바라만 봐도 이쁘다.

한 아이가 새끼손가락만 편 주먹을 쥐고는 작고 하얀손을 ㅇ씨에게 내민다.

ㅇ씨도 같은 모양을 만들어 아이에게 내밀자 아이가 약속을 하듯이 새끼손가락을 걸면서 웃음짓는다.

웃음짓는 아이는 더더욱 이쁘고 귀엽다.


운행을 하면서 이생각 저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다.

처음 기름을 주유하기 위해 원장실로 들어갔을때 듣던 말.

<기름이 왜 그렇게 빨리 닳지요?>

사적으로 차를 사용하는것도 아니고, 차 열쇠도 원에 두고 다니는 ㅇ씨로써는 어이가 없었지만 모른체 지나갔었다.

주차 장소에 원장님차를 세우고는 어린이집 차량은 알아서 세우라고 할 때에도 불편함은 있었지만 참고 넘어갔었다.

그럴때마다 집고 넘어가지 않았던것이 오늘에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까..


그래도 유종의 미를 위해서 다른기사를 구하라고 하고 점잖게 그만두어야 할까..

혜택을 받지 못한 만큼 원에도 손해를 보도록 만들어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운행이 끝났다.

날씨가 춥다.

바람이 제법 불어 찬기가 더하다.

추운 날씨만큼이나 마음도 시렵다.


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