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애기엄마

전통활법 2018. 4. 28. 17:57

어머니와 저는 약 40년 정도 차이가 납니다.

20여년 전의 일이었어요.

길을 가다가 낯선 여성과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어머니께서는 그 여성에게 <애기엄마>라는 호칭을 사용하시더군요.

그 여성분은 대략 오십세 전후로 보였습니다.

30대 초반이던 저는 그 단어가 매우 어색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어쩌면 할머니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는 여성에게 <애기엄마>라니요..

그러나 부르는 어머니도, 그 말을 듣는 여성분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시더군요.


세월이 흘러 제 나이가 오십대 중후반이 되었습니다.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주변의 젊은사람들이 어리게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언젠가는 한 여성이 모습이나 목소리가 너무 어리게 보여서 몇살이냐고 물었더니 32세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32세나 된, 어쩌면 정말 <애기엄마>소리를 들을지도 모르는 여성을 나는 애기라고 생각했거든요..


나이가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육체적 나이뿐만 아니라 정신적 나이도 들어가는 모양이에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차곡차곡 쌓인 나이는 어느덧 주변 젊은이들을 애기로 만들어 버리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