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길 밀리는 날

전통활법 2018. 3. 22. 15:20

오늘 아침에 신월동 출장이 있었다.

준비하고 나갔는데, 광화문을 지나갈 무렵 시간을 잘못 기억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일과표를 보니 열시 반에 신월동에 도착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걸 왜 나는 열한시 반으로 생각했을까..


시간은 열시 십분전.

차가 밀리지만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그럴 일은 거의 없었다.

신호등 앞에 정지했을때 얼른 카톡으로 문자를 보냈다.

`시간을 착각해서 조금 늦을것 같아요.`

이런날은 내 앞에 가는 차가 느리게 가는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초보운전>이라는 단어를 붙인 차라면 더욱 답답해진다.

모래내 고가를 지나 성산대교로 향하는데 차들이 꼼짝을 안한다.

아마 사고가 났거나 공사하는 구간이 있는가 보다.

월드컵 경기장 방향으로 우회하여 강변북로로 진입했는데, 여기도 길이 밀린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성산대교로 가는건데.. 라는 후회가 생긴다.


시간은 이미 열시 반이 넘었다.

열한시 반에도 도착하지 못할것 같아서 전화를 했다.

"바쁘시면 다음으로 연기해도 됩니다."

"괜찮으시다면 오늘 좀 늦더라도 가겠습니다."

늦더라도 가기로 말을 하고 나니 조금 마음이 편해진다.


강변북로에서 양화대교로 빠지기 위한 길은 완전 주차장이었다.

직진 길이라고 원만한 것은 아니어서 오른쪽 차로로 진입했는데, 앞의 차가 끼어들기하는 모든 차들에게 양보를 해준다.

저 차 앞으로 들어갈걸 이라는 후회를 한다.

누구는 멀리서부터 진입해서 고생하는데, 누구는 거의 다 와서는 끼어들기로 진입하려 한다.

참으로 매너없는 놈들이라고 생각해본다.

끼어들기를 한 다음에 비상등을 켜서 고맙다고 인사라도 하는 사람들에겐 욕이 나오다가도 들어간다.

하지만 끼어들기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마치 자신이 운전을 잘해서 그런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시간이 흘러 양화대교에 진입했다.

시속 40Km만 나와도 답답했던 가슴이 시원해진다.

30분 이상을 시속 10Km도 안되는 속도로 왔으니 이만하면 감지덕지다.

양화대교를 건너 경인고속도로에 진입하니 도로에 차들이 별로 없다.

여기서는 시속 80Km이다.

막혔던 길들에 대한 기억들은 조용히 사라진다.



뭔가 끝맺음이 허전하다.

그래도 라디오에 글이 당첨되서 방송이 된 적도 있는데, 글을 쓰고나서 다시 읽어보니 뭔가 재미있게 읽으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이건 뭐야?>라는 말이 튀어나올만한 끝맺음이다.

어떡하면 끝맺음도 고개를 끄덕일정도로 쓸수 있을까..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멋지게 쓸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