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옛날 체육관을 가보고..

전통활법 2018. 1. 12. 12:31

신월동에 출장을 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목동체육관에 가보기로 생각했습니다.

자꾸 꿈에 보이는 것이 궁금하기도 했구요..


정확히 말해서 목동 사거리 남부시장 안의 지하 1층에서 체육관을 했었습니다.

만 5년 동안 했었고, 차량 운행도 했었기에 그쪽 길은 잘 알고 있습니다.

까치터널을 지나서 목동사거리 방면으로 좌회전을 했습니다.

곰달래길 이라고도 하지요.

성석교회 방면으로 비보호 좌회전을 해서 골목길로 가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때하고는 다르군요..

개인주택이던 자리들이 여러 형태의 vill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골목길은 똑같습니다.

넓어지거나 사라진 길은 없는듯 합니다.

시장도 깨끗해졌습니다.

백화점의 코너를 보듯이 질서 정연하게 칸막이처럼 정렬되어 있었습니다.


기분이 묘합니다.

꿈속에서의 길과 27년전의 길이 혼합되어 눈에 보이는 길과 맞아떨어집니다.

여태껏 꾸어온 여러가지 꿈들이 떠오릅니다.

이 골목을 지나면 아무개의 집이 있었는데, vill로 바뀐것만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체육관 자리는 지금 어떤 용도로 쓰이고 있을까..

아마 창고로나 쓰고 있을거야..


차를 주차시킬 공간이 없습니다.

골목을 누비며 살펴보았지만 27년전 보다는 더 삭막해진것 같습니다.

화곡4동 파출소 방향으로 가보니 예전에 있던 연립이 지금도 있습니다.

다른 건물에 비해 많이 낡아 보입니다.

다행히 연립 담벼락에 주차를 시켰습니다.


걸어서 체육관 자리를 향합니다.

체육관 맞은편에 있던 당구장 건물을 보았습니다.

당구장은 없어진듯 합니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많았던 곳이었는데..

청자다방 간판이 보입니다.

지금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간판은 낡은채로 여전히 남아 있네요..

여기서 커피도 자주 시켜먹었었습니다.


다시 시장으로 들어가보니 체육관 건물 모퉁이에 금은방이 보이네요.

사실 체육관은 금은방 건물의 다음 옆건물 지하였습니다.

건물 사이에 지하로 내려가는 좁은 계단이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양말 장사하는 분이 있네요.

체육관 건물의 1층에는 정육점이 있었습니다.

비닐로 입구에 울타리를 쳐놓았는데, 비닐 안으로 들어 가야 지하를 내려갈 수 있겠네요.


정육점 안쪽으로 세사람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밖에서 기웃거리는 나에게 무슨일이냐고 묻습니다.

"지금 지하에는 뭐가 있나요?"

누군데 남의 가게에 와서 그런걸 묻느냐고 합니다.

30년전에 여기서 체육관을 했던 사람이고, 요즘에도 자꾸 체육관 꿈을 꿔서 궁금해서 와봤다고 했더니 옛날에 체육관을 했었다는건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면이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지금은 창고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계속 질문하기가 뭐해서 그냥 나왔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납니다.

안본것 보다는 보고 온 것이 잘했다는 생각.

이왕이면 지하를 한번 보여달라고 할걸,, 하는 후회

같이 술이라도 한잔 하면서 이야기좀 해볼까.. 하는 마음

여러가지가 생각나는데, 그래도 한번 지하 안을 보고올걸 이라는 후회가 더 많이 남습니다.

보여달라고 보여줄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