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로또이야기

전통활법 2016. 10. 30. 10:26

지난주 어느날인가 꿈에서 여덟개의 숫자를 보았다.

나는 여덟개의 숫자를 조합해서 로또 2장을 샀다.


로또는 사람을 잠시 꿈꾸게 한다.

그 꿈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지만, 꿈을 꾸는 동안은 행복하다.

꿈속의 숫자가 혹시라도 정말 로또 당첨번호라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여기 저기 해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몇일동안 마음이나마 행복했다.

그러나 지난주 추첨결과, 꿈속에서 보았던 숫자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꿈속의 숫자는 로또와 전혀 관계없는 숫자였나보다.


일주일이 지났다.

어제가 로또 추첨일이었다.

금요일까지 아무 생각 없다가, 토요일이 되니 기분이 이상해진다.


지난번 숫자가 혹시 이번주에 당첨되지는 않을까?

아니, 개꿈이었는데 전혀 상관 없겠지..

그래도 만약 그 숫자가 정말 되었을 때, 내가 로또 구입을 안했다면?

아냐, 샀다가 돈만 버리지..

꿈은 삼세번이라는 말도 있잖아?

나중에 크게 후회하는것 보다 만원잃고 후회하자.


이런저런 생각이 지나갔다.

그래, 만원 잃는다고 생각하고 지난번 숫자를 다시 사보자.


결국 만원어치 로또를 구입했다.

구입하기 전의 스릴이 사라졌다.

과거의 경험으로봐서 나에게 큰일이 생길때는 항상 전조증상이 있었는데..

아직 추첨하기 전인데도, 어떤 떨림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번주도 꽝이라는 느낌.


오늘 컴퓨터로 숫자를 확인했다.

여섯자리 숫자 중에서 두개의 숫자를 맞추었다.

하나만 더 맞추었다면 오천원짜리 열장이 맞는건데..

아뭏든 어제의 행복감은 사라졌다.


다음주에 한번만 더 사볼까?

그냥 만원을 아낄까?

만원에 일주일이 행복하다면 이 또한 좋은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