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장난이 싸움된다.

전통활법 2016. 10. 9. 11:49

동창들과의 만남에서 어느날 당구 이야기가 나왔다.

한 녀석이 식스볼에 대해서는 아주 자신만만하다는 듯 말을 하여 당구를 몇점 치느냐고 물었더니 150점을 친다고 한다.

나는 300점을 친다고 하자, 그래도 식스볼은 자기에게 상대가 안될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동창녀석이지만 매너가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녀석이 정말로 잘 친다면 당구수를 올려야 하는 것이고, 150점이 맜다면 고수에게 그런 말을 하면 안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며칠후에 그녀석이 함께한 동창모임에서 식스볼을 치게 되었는데, 약속을 하고 딱 10판만 치기로 하였다.

그녀석과 다른친구 한명, 모두 세명이서 시작했다.

결과는 다른친구 2승, 그녀석 1승, 내가 7승을 하였다.

그 이후로 그녀석은 나에게 잡기에 대한 선생님으로 부른다.

단지 당구 한번 쳤을 뿐인데, 잡기에 대한 선생님이라는 표현이 좀 그랬지만 웃으면서 넘어갔다.


어느 명절 연휴에 그녀석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친구들끼리 포커를 치면서 놀자는 것이었다.

10만원씩 놓고 하던 판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나는 20만원쯤 잃은 후에 게임을 포기하고 뒷전에 앉아 술을 마셨다.

새벽 동틀무렵 판이 끝났는데, 결과는 그녀석의 완승이었다.

녀석은 돈을 잃은 친구들에게 개평을 나누어 주었는데, 유독 나에게 와서는 "얼마 잃었어?" 하고 묻기에 20만원을 잃었다고 하니 그러면 돈이 안맞는다고 하면서 선생님이 얼마나 잃었겠냐며 나에게는 개평을 주지 않았다.

이때부터 겉으로는 아무일 없이 지냈지만, 속으로는 금이간듯 하다.


친구들과의 포커놀이는 1년에 서너번 정도 하게 되는데, 거의 그녀석의 승률이 높은 편이었고, 어차피 개평을 못받는 나는 얼마 잃었느냐는 물음에 항상 "본전이야~" 라고 답했다.


포커에 승률이 높았던 그녀석은 포커에 재미를 붙여 친구들을 부르는 횟수가 늘어났고, 돈을 잃은 친구들은 본전 생각에 다시 모여 놀기를 반복했다.

자주 놀면서 승률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에 다섯명이 모여 놀았는데, 결과는 그녀석의 완패.

어제는 나도 20만원쯤 땄다.

그런데 그녀석의 말이 짜증났다.

자신이 230만원을 잃었다는 것이다.

다섯명의 앞에 있는 돈을 모두 합치면 230만원 정도 될듯 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사람들의 본전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앞에 있는 돈을 모두 합쳐도 그돈이 될까 말까 하겠다. 230만원은 무슨.."

하고 내가 말을 하자 그녀석이 발끈한다.

자신은 그만큼 잃었단다.


그동안 자신이 딴것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한번 잃었다고 금액까지 속이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어차피 나는 개평을 받은적이 없었으므로 주지도 않았는데, 100만원을 땄다는 친구도 그녀석에게 개평을 주지 않았다.

그친구도 그녀석에게 개평을 받은적이 없기 때문인데, 그녀석은 몹시 서운한 모양이다.

결국 그녀석은 화를 내면서 두번다시 놀지 않겠다면서 가버렸고, 아무도 그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여지껏 그녀석이 연락해서 논 것인데, 어이가 없다.

놀기 싫으면 조용히 연락을 하지 말면 될것을..

어쨋던 돈먹기 놀이는 친구들간에 좋은 놀이는 아니므로 놀지 않겠다는 그녀석의 말이 오히려 좋은 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