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교정 에피소드 15편 : 사주

약 15년 전쯤에 사주 공부를 한 적이 있다.

이곳에 오는 고객들에게 원하는 사람에 한하여 간단히 사주를 봐주곤 하는데, 거의 비슷하게 맞는다.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을 묻고, 만세력으로 사주팔자를 뽑는다.

육신을 뽑고 12운성을 찾고, 공망이 있는지 없는지를 본다.

구궁수로 1년 운세도 말해주고, 대운을 찾아 어떤해가 좋은지 알려준다.

책으로 보는 사주를 통계에 의한 사주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통계라고 해도 이걸 만든 사람은 무척이나 대댄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간단히 사주를 풀어주면 신기해 하면서 궁합을 물어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 궁합이 문제다.

사실 좋은 궁합보다는 나쁜 궁합이 더 많기 때문에 말하기 어려울때가 종종 있다.

 

동갑내기가 잘산다는 속설이 있지만, 반드시 그런것은 아니다.

쥐, 용, 말, 닭, 돼지는 자형살이므로 동갑이지만 좋은 궁합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4살차이가 좋은 궁합이고, 6살차이는 나쁜 궁합이다.

이것은 나이로 본 것이기 때문에 작은 영향을 미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태어난 날짜와 시간이다.

간혹 어떤이들은 사주를 겉궁합이라고 하고, 남녀간의 잠자리를 속궁합이라고 하는데, 이건 아니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의 생일까지 알수는 없으며, 생일을 안다고해도 만세력이 없으면 그날이 60갑자중 어떤 날인지 알 수가 없다.

사주에서는 태어난 해와 달로 보는것을 겉궁합이라 하고, 날짜와 시간으로 보는 것을 속궁합이라 한다.

 

궁합이 아무리 나쁘다해도 같이 살 사람은 산다.

결국은 헤어지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것 역시 타고난 팔자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 중에서 "죽는소리"를 많이 하는 사람들에겐 사주를 말하라고 하여 풀이를 해본다.

정말 돈이 없는 사람들에겐 그냥 해주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마음이 씁슬해지기도 한다.

 

아주 힘들게 살아가는 부부가 왔다.

각자의 사주를 풀어보니 정말 돈이 없다.

돈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평생을 두고 돈이 없다.

돈이 없는 사람끼리 만나 가정을 이루었으니 가난한건 당연하다.

언제쯤 괜찮아지겠냐는 말에 답하기가 곤란하다.

이럴땐 아주 난감하다.

거짖말을 할 수도 없고...

 

얼마전에는 30대 후반의 한 여성이 왔다.

교정을 하다가 "사주를 봐줄수 있느냐?"라고 묻길래 그러마고 했다.

이 여성은 자신이 미혼이며, 언제쯤 결혼할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

사주를 풀어보니 참 기구했다.

 " 법적 미혼을 말씀하신건가요?"

 " 왜요?  어떻게 나오는데요?"

 " 결혼을 3번은 했다고 나오는데...아이는 없군요."

 " 그런것도 나와요?"

이런식이면 조금 짜증난다, 꼭 테스트 받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 결혼을 꼭 하고 싶으세요?"

 " 왜요? "

 " 그냥 혼자 사시는건 어떨지...?"

 " 어떤데요?"

 " 남자가 없어요. 결혼을 해도 오래가지 못하네요."

망설이다 결국은 이야기 해주었다.

여자도 안됐지만, 같이 살게될 남자도 안돼기에 말이다.

여자는 무척 서글픈 얼굴로 변한다.

 " 결국 혼자 살아야만 하나요?"

 " 반드시 그런건 아니고, 같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있기는 있어요. 인연이 있다면 만나겠지요.."

 " 어떤 사람인데요?"

 " 무속인들은 이런 경우 "기가 세다" 라고 말을 하는데, 같은 맥락이겠지만, 사주에 비겁이 많아요."

 " 비겁이 문가요?"

 " 비견, 겁재를 말하는데, 이게 많으면 일부종사가 어렵습니다."

길어지겠지만, 이왕 본거 말은 해주어야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 사주에 과숙살도 있어요. 일명 과부살이죠."

 " 어떡해야 되나요?"

 " 고독살이 강하게 있는 남자를 만나세요."

 " 고독살이 뭔가요?"

 " 남자 과부살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 그럼 더 어려운거 아닌가요?"

 " 수학에서 음과 음이 만나면 양이되지요?  강한 부정은 긍정이다 라는 말도 있구요."

 "........."

 " 과숙살과 고독살이 만나면 그 둘이 모두 사라집니다. 평범하게 되지요."

 " 어떻게 만나죠?"

 " 인연이 있으면 만나겠지요."

고독살이 있는 사람을 찾아줄 수도 없고, 어쨋던 어려운 사주에 약간의 답은 해준것 같아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사주를 말하다보면 가족 전체를 물어보는 이들이 있다.

나는 철학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사주를 봐준다고 댓가를 원하지는 않는다.

가끔씩 끝이 없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사람이나, 두사람정도까지만 봐준다.

깊이 있는 답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직접 철학하는 사람에게 가라고 권하기도 한다.

나는 사주보는게 직업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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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만화의 한장면으로 위 내용과 무관합니다.